[아파트부자들] 무자본 투자 4년 만에 20억원대 자산가로 거듭난 '33살 직장인'

2020-08-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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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월급 꼬박꼬박 모아 한 해에 아파트 한 채씩

임대사업자 등록 후 자산 불리면서 사업소득 창출

자본주의 3요소 '노동·토지·자본' 모두 활용한 투자

<편집자주> 우리는 한 해에 부동산 자산이 수억원씩 불어나는 시대에 살아왔습니다. 혹자는 이 기회의 땅에서 큰돈을 벌었고, 누군가는 적은 이윤에 만족하거나 손해를 보면서 부자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30대 이상 성인남녀가 두 명 이상 모인 곳에서는 어김없이 "누가 어디에 뭘 샀는데 몇억원을 벌었대"와 같은 주제가 으레 오갑니다. 삽시간에 궁금증의 초점은 그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에 맞춰지죠.

이에 본지는 소위 '아파트부자'로 불리는 이들의 이야기와 재테크 노하우를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성공담과 실패 경험뿐 아니라 기회와 위기를 마주했을 때의 심정과 전략, 그 결과까지 전하겠습니다. 매주 월요일 30부작으로 연재합니다. 이 기록으로써 우리 모두 나름의 교훈을 얻어가길 바랍니다.
 

[그래픽 = 김효곤 기자]

자본주의 3요소 '노동·토지·자본' 모두 내 손에
"입사 후 신입사원 회식 때 선배들이 교육비에 집세 걱정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10~11년 후에 똑같은 고민을 하게 되겠구나.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자본주의 사회 3요소가 노동과 토지, 자본인데, 노동으로만 돈을 버는 시스템이 과연 맞는지 진지하게, 객관적으로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아파트부자들 마지막 주인공은 투자 4년 만에 20억원대 자산가로 거듭난 직장인 이모씨(33)다. 아파트 5채를 보유한 그는 최근 전세를 갱신하면서 무인카페를 차렸다.

스마트폰 앱으로 보여준 카페 매출내역을 보면 매달 400만원가량의 순수익이 남는다. 아파트를 모두 장기 임대사업으로 등록하고 자산을 불리면서 현금수익 포트폴리오까지 만든 것이다.

주요 전략은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 서울 근교와 수도권에서 입지가 우수한 곳 중 전세가율이 높은 매물을 선별하는 방식으로 요약된다. 말하자면 저평가된 곳을 소자본으로 선점하는 갭투자다.

실제로 투자금은 취·등록세 등 부대비용을 포함해 아파트 한 채당 최소 2300만원에서 3500만원 이하에 불과했다. 매년 돈을 모으는 대로 한 채씩 샀던 셈이다.
 
역세권서 전세가율 높은 '59㎡ 공략'
매입한 매물은 모두 전용면적 59㎡ 위주로 골랐다. 1인 가구와 신혼부부, 황혼 이혼부부 등 가장 많은 실수요자를 끌어낼 수 있고, 이보다 작은 평형의 경우 오피스텔이나 소형 다세대주택과 경쟁해서다.

입지는 서울역 또는 인근 직장까지 최대 50분 이내에 출퇴근할 수 있는 역세권을 기본적인 조건으로 가격이 가장 저렴한 곳 위주로 골라냈다고 한다.

첫 투자는 입사 6개월차인 지난 2016년 3월로 돌아간다.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역 인근 대우푸르지오에서 당시 매매가 3억4700만원에 전세 3억3500만원을 받았다.

실투자금은 수리비 600만원과 부대비용 포함 2300만원이 들었고 당시 모았던 1000만원에 대출 2000만원을 받아 충당했다. 현재 실거래가는 6억5000만원까지 올라왔다.

"근로소득만으로는 미래가 암담하다는 생각이 들자 서점에 가서 주식, 채권, 펀드 여러 종목을 공부했는데 전세 상승분과 시세차익을 먹는 부동산이 가장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일에는 시간이 없으니까 주말에 인천 전 지역이랑 부천, 서울 강서구나 구로, 성북, 화곡 등 당시 사람들이 좋은 동네로 인식하지 않아서 저렴한 곳 위주로 돌았죠."

"우리나라 회사 중 60~70%는 서울역과 종로, 광화문에 몰려있잖아요. 이쪽으로 출퇴근하려는 수요는 언제나 있을 거고 그러면 집값이 오를 여지가 있다고 봤어요."

"특히, 집값을 뒷받침하는 요소 중 하나가 거주자들의 소득 수준이라고 판단했어요. 수요층이 고소득자라면 집값이 오를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한 거죠."

이런 방식으로 그는 같은 해 10월에 인천 청천푸르지오와 2017년 12월 계양한양수자인, 2019년 5월 연수 대림1차, 올해 2월 월곶 풍림2차아파트를 사들였다.

청천 푸르지오는 지하철 7호선 산곡역이 개통하는 호재가 있고 계양 한양수자인은 3기 신도시와 박촌역세권개발, 대림1차는 제2경인선 광역철도, 풍림2차는 월곶~판교선 수혜지역이다.

매수 후에는 모두 임대사업 매물로 등록했다.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와 향후 내야 할 양도소득세를 대폭 줄이고 차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 중 전세 2억원을 놓고 2억2000만원에 매수한 연수 대림1차는 현재 2억8500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집값이 하락하는 시기였으나 일시적이라고 봤던 판단은 적중했다.

"추후 교통 호재가 있을 거라 생각한 지역인데, 지난해 상반기에 집값이 일시적으로 하락해서 저평가된 지역을 저렴하게 매입할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흔히 빠질 때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잘 판단해야 합니다. 앞으로 오를 거라고 막연히 긍정적으로 생각할 게 아니라 떨어질 만한 요소 또는 이유가 무엇이고 왜 발생했는지 봐야죠."

"당시에는 3억원 이상이던 집값이 몇 달 만에 수천만원씩 하락하던 시기였어요. 보니까 주변 GS자이랑 동일하이빌 등 신규 물량이 풀리던 때더라고요. 일시적이라고 본 이유예요."

부동산 자산이 불어나는 구조를 만들자 최근에는 매달 현금으로 들어오는 수익구조를 만들기로 했다. 아파트 전세 재계약 시기가 도래하면서 얻은 돈을 사업에 재투자한 것이다.
 
자산 불리기 세팅 후 사업소득으로 현금 창출
그는 지난 5월경 계양한양수자인(1300만원)과 인덕원 대우푸르지오(1000만원) 청천푸르지오(1500만원)에서 받은 3800만원과 신용대출을 받아 5700만원으로 24시 무인카페를 차렸다.

카페는 유동인구에 비해 임대료가 지나치게 비싼 서울이 아니라 월곶 풍림2차 임장을 갔을 때 눈여겨봤던 저렴한 월세 상가로 선택했다.

인근 4500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와 대형 유치원, 어린이집, 고시텔이 모여있는 곳에서 나오는 수요가 풍부하고 임대료가 저렴한 데다 인건비가 들지 않아 손해는 보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아파트 자산이 커가는 건 좋은데, 기업 재무제표를 보면 현금흐름표라는 게 있잖아요. 저를 1인 기업으로 봤을 때 묶여있는 자산 외에 캐시플로가 떨어진다고 본 거죠."

"워런 버핏은 잠들어 있을 때조차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평생 일해야 한다고 말했잖아요. 어느 날 집 앞을 산책하다 우연히 본 무인카페에 방문한 후 '아 이거다!' 싶어서 그날 바로 해당 브랜드 본사 대표님과 접선했습니다."

이제 그는 더 많은 집을 매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업소득 중 일부를 주식 등으로 재투자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중이다.

"이슈에 따라 급등락하는 기업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농후한 기업에서 배당금을 받을 목적으로 현금성 자산에 대한 포트폴리오도 추가할 계획이에요. 지금 기업 분석과 회계를 공부하고, 특히 읽는 회계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이 참 어렵네요. 저는 40살 전에 회사에서 나와서 제 사업을 하고 싶어요. 무엇을 할지는 정하지 못했지만요. 냉철하게 고민하고 실행은 바로 진행할 것 같아요."

"부동산 디벨로퍼를 꿈꾸기도 하고요. 200억~300억원대 자산가가 돼서 재단을 만들고 싶기도 해요. 더 큰 부자가 되면 좋겠지만요."

"천억원대 자산가는 하늘에서 내려준다고 하잖아요.(웃음) 지금은 일단 사업과 투자, 노동을 모두 감당하느라 피곤하지만, 굉장히. 매우, 행복합니다."

"돈만 밝히고 돈이면 다 된다는 식의 그런 천민 자본주의와 황금만능주의를 원하는 게 아니에요. 적어도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돈 자체에 대해서 솔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의 속성을 이해할 때 오히려 더 돈을 아끼고 잘 소비하고 잘 불리고 그리고 유지할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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