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도시] 역세권 고밀개발 어디?...교통·교통중심지 'S.C.C' 유력

일선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고밀개발이 적합한 지역으로 '교통 및 고용 중심' 역세권을 꼽았다.

현재 gtx노선 2개 이상이 지나는 서울역, 청량리역, 삼성역 일대는 교통위계가 고차인 대표지역으로 꼽힌다. △CBD(광화문·종로 등) △GBD(강남·테헤란로 등) △YBD(여의도·영등포 등) 트라이앵글은 대표적으로 고용위계가 높은 지역에 속한다.

고밀개발에 앞서 넉넉한 교통총량이 확보돼야 하는 이유는 교통인프라의 유형이 다양하면 다양할수록, 절대적인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해당 지역 인구로 인해 교통이나 물동량에 과부하가 걸릴 확률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인구밀도가 낮아진다는 얘기다.

김현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간선시설 용량이 큰 환승역세권 중심으로 용적률을 올릴 수 있다"며 "KTX, GTX 등이 지나는 삼성역이나 청량리역, 창동역, 서울역 등은 고밀복합화에 적합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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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광역시설운영과 관계자 역시 "다중 환승역이 고밀개발 주거지로 적합하다"며 "핵심은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할 도로와 철도"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다중 노선이 지나는 지역, 특히 고속철도·광역철도가 지나는 지역을 '고차 교통위계' 지역으로 이름했다. GTX노선이 2개 이상 지나는 삼성역, 서울역, 청량리역 등 교통 결절점은 위계가 특히 높다.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R&D나 지식 기반 스타트업이 도심으로 몰리면서, 고용위계가 높은 도심지역에 주택공급이 이뤄지는 게 타당하다는 지적도 따른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고용위계가 높은 교통 결절점에 주거기능을 넣어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주택공급은 없는데 니즈는 확실한 곳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남 테헤란로를 기반으로 생겨나는 스타트업이 엄청나다.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털(VC)도 강남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고용위계 핵심지는 CBD, GBD, YBD 등 트라이앵글"이라고 했다.​

[사진 = 김효곤 기자]

역세권 소규모 부지에 주택을 올리거나, 복합환승센터 부지 및 공공건물(공공청사, 우체국)을 복합개발하는 방식 등이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이들 모두 개별적으로는 많지 않은 숫자지만, 종합적·장기적인 시각에서 보면 주택공급 여력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역세권 부지 가운데 용도지역상 주거지역에 속하는 곳들은 8·4공급대책에 따라 준주거·상업지역으로 종상향 시 용적률을 최대 700%까지 완화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을 관통하는 GTX노선 중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는 곳은 여의도·창동·서울·삼성·청량리역 등 5곳이다. 복합환승시설을 지하화하고 그 위에 주택을 포함한 복합건물을 올리는 안이 한창 활발하게 논의 중이다. 서울·삼성·청량리역은 정부가, 여의도·창동역 등은 지자체가 주도하고 있다.

민자역사사업이 진행 중인 곳도 가능성이 높은 대상지로 지적된다. 지자체가 민간사업자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주택공급을 독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민자역사사업이 현재진행형인 곳들은 창동·신촌·광운대·노량진역 등 4곳이다. 창동역과 신촌역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고 광운대역과 노량진역은 사업이 취소된 상태다. 이 중 창동역(GTX-C)과 노량진역(KTX/GTX-B·C)은 교통위계가 특히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일각에서는 교통위계나 고용위계가 높은 지역은 필연적으로 땅값이 높을 수밖에 없어, 생각만큼 주택공급지로 선정하는 게 간단한 문제는 아닐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더블역세권이나 중심역세권보다는 역이 하나 정도 근거리에 있어 전철을 타고 도심으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지역이 현실적인 대안 같다"며 "지가가 비교적 낮으므로 고밀개발 시 적절한 평형의 더 많은 주택공급이 가능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