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건설사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광화문 집회발'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이 일대에 본사를 둔 건설사들은 무기한 재택근무에 돌입하는 등 강도 높은 방역수칙을 내놓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에 각각 본사를 둔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이번주부터 다시 코로나19 우려에 따른 재택근무·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전체 인원의 30%씩 3교대로 재택근무를 하거나 격일출근, 유연근무제 등을 통해 출퇴근 시간대를 분산하는 방식이다. 사무실 내에서 직원과 외부 인원간 접촉을 최소화 하자는 취지다.
직방, JLL, 세빌스코리아 등 부동산 업계도 이번주부터 재택근무를 공지하고 꼭 필요한 업무가 아니면 직원들에게 만남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건물 출입시 발열체크, 마스크 착용, 화상회의 활용, 10명이상 회의 금지 등도 적극 시행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재택근무, 유연근무 등에 대한 경험이 한 차례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더 수월한 것 같다"면서 "다만 하반기 예정된 굵직한 행사들이 전부 취소됐고, 예정된 공사일정, 의사결정 병목현상 등이 심화되면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확산세가 빨리 진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코로나19로 해외공사가 중단된데 이어 유독 긴 장마로 인한 여름공사지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현장폐쇄 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고 있다. 특히 최근 SK건설 서울 한 공사현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공사가 한 차례 중단되면서 추가 폐쇄에 대한 공포감이 극에 달한 상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장이 몰린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지난 2월 셧다운때보다 방역지침, 대응방식 등이 한층 강화됐다"며 "상반기 내내 코로나19로 공사 중단-재개를 반복하고 있어 예정된 공기를 맞출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해외수주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해외에서도 셧다운에 들어간 정부, 기업들이 많아 공사기간 지연과 발주·계약 연기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실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까지 해외공사수주건수는 342건으로 전년동기(413건)대비 83건(17%) 줄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신규 사업 수주를 위해 해외 출장을 단행한 건설사 및 엔지니어링 회사는 전무하다"며 "하반기까지 이런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신규사업에 대한 우려 뿐 아니라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 연기에 따른 공사비 증액 등이 앞으로 큰 문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