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오픈뱅킹 도입 경쟁]②시중은행·핀테크에 고객 뺏길라 노심초사

2020-08-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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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 오픈뱅킹 도입 후 핀테크사에 밀려 전자금융 수수료 급감

2금융권이 오픈뱅킹이 도입 시 고객 유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근 오픈뱅킹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 모바일앱을 개편하고 있지만,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시중은행과 모바일 플랫폼에 특화된 핀테크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없다는 부담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료=금융결제원]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은 오픈뱅킹 도입에 고객 유출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

상호금융 한 관계자는 "연내 도입이 예정된 오픈뱅킹에 대비하기 위해 모바일앱을 개선하고 있지만, 시중은행과 핀테크사와 경쟁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것이 현실"이라며 "작은 편의성에도 고객의 이동이 예상되는 만큼, 상호금융의 일부 고객 유출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오픈뱅킹은 금융사 간 경계 없이 고객이 거래를 열고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각 금융사와 고객과의 거래 관계가 외부에서 접근할 수 없도록 폐쇄된 상태에서 운영돼 인터넷을 통해 거래할 때에는 개별 거래 은행의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해당 은행의 앱을 사용해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오픈뱅킹 제도가 시행되면, 고객은 한 금융사에서 본인의 모든 계좌를 조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저축은행 계좌를 보유한 고객은 A저축은행 앱 없이도 토스나 카카오 등에서도 금융업무를 할 수 있다.

실제 시중은행과 핀테크사에 오픈뱅킹을 도입하자 편의성이 높은 핀테크사로 고객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서비스별 중복을 제외한 오픈뱅킹 가입자 2032만명 중 79%가 핀테크 업권을 통해 오픈뱅킹에 참여했다. 서비스 이용에서도 가입자의 82.5%는 토스·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 등 간편송금·결제 업체를 이용했다. 반면, 시중은행의 오픈뱅킹 이용자는 수익성이 저조한 잔액조회가 84.5%를 기록했다. 오픈뱅킹을 통해 핀테크사는 수수료수입을 얻을 수 있는 간편결제 이용자가 늘어난 반면, 시중은행은 무료 서비스인 잔액조회에만 한정된 셈이다.

오픈뱅킹 도입으로 시중은행의 전자금융수수료도 감소했다. 전자금융수수료는 외환수수료·신탁수수료에 이어 은행의 3대 수수료 수익원 중 하나다.

국민은행의 전자금융 수수료는 올 상반기 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080억원)보다 7.4% 줄었다. 상반기 기준 국민은행이 전자금융 수수료 이익이 감소한 것은 2014년 이래로 처음이다. 국민은행은 2014년 829억원의 전자금융 수수료 이익을 낸 후, 2016년 864억원, 2017년 931억원, 2018년 1027억원, 지난해 1080억원으로 전자금융 수수료 이익이 줄곧 늘어왔다.

국민은행의 전자금융 수수료는 최근 들어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다. 2분기 국민은행의 전자금융 수수료는 전분기(520억원)보다 8% 줄고 전년 동기(547억원)와 비교해선 8.7% 감소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전자금융 수수료가 감소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743억원의 전자금융 수수료 이익을 냈지만, 올해 708억원으로 줄었다. 한 해에만 4.7%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을 포함한 우리금융도 670억원에서 620억원으로 7.5% 줄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전자금융 수수료 감소는 오픈뱅킹이 활성화되면서 기존 은행계좌 이체방식을 이용하다 간편송금 핀테크 기업으로 옮겨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시중은행보다 자금력과 기술력 확보가 어려운 2금융권에 오픈뱅킹이 도입되면 핀테크사 뿐만 아니라 시중은행에도 고객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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