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인터뷰]“디자인의 아이디어는 자연이 답” 대진대 디자인학부 김윤배교수

2020-08-1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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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 삽입한 일러스트레이션은 ‘그 내용에 대한 스토리텔링 편집디자인’ 연구완성.. 남은 목표

[ 대진대학교 김윤배교수 사진=최종복기자]

경기포천시 대진대학교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디자이너이자 디자인학계의 원로교수로 “디자인의 아이디어는 자연이 답이다”라고 말하는 디자인학부 김윤배 교수가 있다.

예술인다운 독특한 캐릭터에 까다로운 성품일 것이라는 막연한 긴장감은, 인간성 좋은 옆집 아저씨와 같은 모습으로 환하게 웃으며 본 기자를 반갑게 맞은 김 교수와의 첫 대면에서 일순간 해소됐다.

1955년, 전남 강진에서 출생한 김 교수는 미술학계의 명문대로 알려진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 동 대학원에서 미술학박사(시각디자인 전공) 학위를 수여받고 한국 디자인 진흥원이 선발한 호주 RMIT대학교 디자인특별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서울시청 88올림픽기획단, 한국국제협력단(KOICA) 홍보실 책임자, 초당대학교 교수 등을 역임하고, 1997년 3월 대진대학교에 부임해 현재까지 23년을 근무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대진인 이다.

김윤배 교수가 인터뷰를 통해 밝힌 대진대학에서만 23년째 근무하고 있는 특별한 이유와 또 다른 인연, 그리고 디자인의 미래에 관한 김 교수의 견해와 디자인에 얽힌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 대진대 부임 후 현재까지 23년간 근무하고 계시는 특별한 이유와 인연이 있다면?

◆당시 수도권대학인 대진대가 디자인학과를 신설하면서 부임하게 됐고 초창기 학생들과의 허물없는 친분과 교감을 위해 자연 속 교내 캠퍼스에서 도시락을 함께 나눠 먹던 기억이 새롭다.

디자인의 기본은 순수한 인성에서 출발하며 아이디어 또한 자연이 답이라는 것이 나름의 철학이다.

이후 학과의 목표나 교육과정 등을 내가 의도한대로 새로운 컨셉을 정할 수 있었다는 점과 새로운 목표에 따라 학생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디자인계의 새로운 위치잡이(Positioning)를 할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대진대가 학생들을 위한 복지와 장학금 등의 뒷바라지를 현재까지도 잘 해주고 있다는 점 등이 장기근속의 이유라면 이유이다.

또한 우리 학부를 졸업한 약 1,300여명의 자랑스러운 제자들이 현재 LG·현대·한화·KT&G 등 국내 대기업 및 전문디자인 회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가장 권위 있는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 추천작가 10명, 대학교수 및 외래강사 12명, 중고교 교사 5명, 사업가, 방송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나의 자랑이자 이들과의 특별한 인연이라 말할 수 있다.

-모든 산업제품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디자인의 영역이 매우 넓고 깊다. 디자인이란 어떤 학문이고, 34년 경력의 김 교수께 디자인이란 어떤 의미를 갖는가?

◆ 오늘날의 기업들은 창조와 혁신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의 중심에는 디자인이 깊숙이 자리 잡으며 융합을 통한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또한 이제 디자인은 기업들이 치열한 국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상품의 포장과 외형을 꾸미는 일에 그치지 않고 그 자체가 하나의 비즈니스 도구이자 목표가 되고 있다.

디자인 선진국인 영국과 미국, 독일에서는 1980년대부터 디자인의 개념을 첨단과학, 공학, 경영과 마케팅, 예술의 융합으로 그 영역을 확장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그림만 그리는 디자이너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 디자인 자체의 철학에 대한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수용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창조적 디자인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진대 디자인학부 교육과정에도 상상력 향상을 위한 인문사회학과 접목된 디자인과 기호학, 디자인씽킹, 현대디자인의 흐름 등 여러 과목이 있으며, 본인도 그레마스의 기호학을 20여 년간 연구하며 학생들과 함께 연구실행을 하고 있다.

-산업디자이너로서 가장 기뻤을 때와 힘들었을 때는? 이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내가 개발한 메인디자인과 패키지 디자인들이 브랜드의 심벌마크와 광고를 통해 대중들에게 활용될 때가 디자이너로서 보람되고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37개국 466명이 참여한 가운데 국립아시아 문화전당에서 열린 ‘2019 광주디자인 비엔날레 국제 포스터 디자인 대전’에서 운영위원장을 맡아 각국의 작품을 무사히 접수해 오픈할 수 있었을 때가 가장 보람됐던 일로 기억된다.

힘들었을 때라면, 88서울올림픽 당시 ‘서울올림픽문화축전’의 화보, 리플렛 등 12종의 홍보물 제작과정에서 화보 표지 색을 블랙(Black)으로 선정했는데 블랙 컬러는 초상집에서 사용하는 색상이라는 한국의 당시 정서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일이 있었으며, 대진대 UI제작 당시에도 대학의 메인 컬러를 처음에는 녹청색이라고 했다가 완성 후에는 블루(Blue)컬러로 해야 한다는 재단의 관계자분의 주장에 어쩔 수 없이 전체를 변경해야했던 일 등, 이렇듯 디자인이란 약속된 해답이 없기에 수용자의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디자인부문의 최고 영예인 대통령 포상을 받으셨다. 당시의 소감과 감회는?

◆지난 34년간의 디자인계 종합 활동(※주요경력사항 참조)이 디자인 산업진흥을 통한 국가산업 발전에 이바지 했다는 공로를 국가로부터 인정받았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으며, 이는 그동안 앞만 보고 주어진 임무에 성실하게 임해 왔던 소중한 결과이자 아울러 디자인계의 발전과 후배들을 위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는 의미라 생각하고 이에 걸맞게 더욱 노력하겠다.

-디자인전문가로서 대한민국과 글로벌시대 디자인의 미래 비전에 관한 한 말씀?

◆글로벌 경쟁시대에 접어든 요즘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인 산업과 경제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특히 4차 경제혁명시대를 ‘제4의 물결’ 또는 ‘AI의 물결’이란 주장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맞아 비대면 환경이 더욱 커지면서 약710만 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약 200여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는 등, 심각한 산업과 직업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생존과 변화된 일자리에 적응하려면 마케팅, 수용자들의 문화 환경, 기술, 공학, 브랜딩 웹사이트 등의 포괄적 업무를 수행하는 토탈 디자인의 영역에 주목해야한다. 디자인은 제품의 재료 및 구조와 기능은 물론 아름다움과 조화를 고려해 하나의 사물형태를 종합적인 관념에서 계획하고 설계해야하는 실체적인 학문이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시대의 미래는 새로운 핵심의 역량인 디지털정보시대의 요소로서 외형적인 스타일링에서 벗어나 과학, 기술, 마케팅, 예술이라는 주요 요소들을 통합해 비즈니스퍼즐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요소로 디자인이라는 융합의 창의정신을 앞세우고 있다.

따라서 영국, 미국, 독일 등 선진 디자인국가의 질적 수준의 80%수준에 도달한 우리 대한민국도 디자인 활성화 비전을 위한 디자인경영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디자인경영과 기업성과의 관계분석(디자인 컨설팅 ‘안그라픽스’ 이진렬)에 따르면 디자인경영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경영성과들이 더욱 큰 폭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디자인경영이 기업성과를 유도한다는 의미이다.

디자인경영의 활성화 조건으로는 △제품의 특성들이 고객의 새로운 경험으로 이어질 것, △디자인 부서의 다양한 타부서와 협동 융합 필요, △젊은 디자이너들의 글로벌디자인 경영자질 함양으로 인한 세계화 등을 꼽을 수 있다.

-디자인학부 교수로서 제자(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현대 기업의 생존과 성장, 그리고 번영을 책임지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혁신이다. 따라서 우리 제자(후배)들은 먼저 디자인 개발이라는 좁은 영역을 벗어나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 갈 수 있는 ‘혁신적인 디자이너’ 둘째, 특정한 아이디어에 대한 정보 제공과 자극의 역할을 수행하는 ‘관찰전문가로서의 디자이너’ 셋째, 개인의 일상생활을 개선시키는데 일조할 수 있는 ‘감성을 만족시키는 디자이너’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

-마지막 질문으로 디자인 전문가이자 학자로서의 최종적인 목표와 그 이유는?

◆김교수은 지난 34년간의 많은 시간들을 디자인 교육연구에 할애했으며, 연구내용들을 실제 학생들의 교과서 개발 등에 접목했다는 것에 자부와 긍지를 느낀다. 향후에는 급변하는 미래사회에 맞춰 학생들이 교과내용을 자기 주도적으로 보다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난 20여 년간 연구해 왔던 ‘그레마스 기호학’을 좀 더 심도 있게 접목해 나의 연구의 최종 목표인 ‘교과서의 스토리텔링(Storytelling)편집디자인’의 방법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데 남은 시간을 투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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