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의 파이터, 명승부 제조기, 오뚜기 복서'로 불리며 2000년대 초·중반 국내 프로복싱계를 주름잡으며 경량급 복싱 영웅으로 불렸던 김정완(37세) 한국 슈퍼플라이급 37대 챔피언이 고향인 세종시에서 복싱 체육관을 개관한다. 한국챔피언 3차방어전 성공을 끝으로 스스로 챔피언 자리에서 물러나고, 국내 경량급 정상들 간 라이벌전을 벌여 판정패 한 뒤, 은퇴한지 10년 만이다. 침체되고 있는 복싱계 발전에 노력하면서 후진 양성을 위해 지도자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학창시절 아마츄어 복싱선수로 활동하면서 두각을 나타냈었던 그는 2002년 20살의 나이로 프로로 전향해 2003년 제30회 한국 프로복싱 신인왕전에 출전, 밴텀급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졌고, 2004년 10월 국내 프로복싱 슈퍼플라이급 왕좌에 오른 실력파 선수다.
특히, 그는 승패를 떠나 매 경기마다 투혼을 불살라 항상 명승부를 관중들에게 선물했다. 2004년 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 강타자 이케모리 히사다카 선수와의 경기에서 비록 판정패 했지만 일본 현지 복싱팬들은 박수 갈채를 보냈다. 이어 2007년 중국 마위밍 선수와의 국제전에선 1~2라운드에 얻어맞는 포지션을 취하다가 2라운드 말미에 중국 선수를 KO 시키며 경기장에 모인 천 여명의 복싱팬들을 흥분시키며 환호를 받기도 했다.
같은 해 6월 세계챔피언 도전을 앞두고 있었던 손정오 선수와 라이벌전을 벌여 판정패 했다. 당시, 김정완과 손정오는 같은 한국 신인왕 출신 선·후배로 복싱붐을 일으키자는 취지에서 국내 최고의 라이벌전이 성사됐다. 아직까지 복싱팬들에게는 명경기로 손꼽히는 경기로 기억되고 있다. 슈퍼플라이급에선 상당히 큰 키의 체격 조건과 은퇴 직전까지 연속 KO승으로 날카로운 펀치력을 자랑했었던 그의 경기는 스포츠 방송에서도 빠지지 않고 중계되며 복싱팬들의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은퇴한지 10년만에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김정완 챔피언은 "고향인 세종시에서 복싱 체육관을 오픈하게 됐다."며 "고향에서 한국챔피언이 돼 태극마크를 달았고, 이제는 지도자로서 후진양성에 노력하며 침체된 복싱계 부흥에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엘리트체육에서 생활체육으로 페러다임이 바뀌고 있지만 프로·아마츄어 선수 육성에 포커스를 맞추 되, 생활체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현직 프로복서와 지도자들이 세종시를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개관식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80년대 복싱영웅으로 불리며 최다 방어에 성공한 유명우 WBA 주니어플라이급 세계챔피언과 2004년 세계왕좌에 오른 지인진 WBC 페더급 세계챔피언, 김정범 OPBF 슈퍼라이트급 동양챔피언 등 많은 전·현직 한국챔피언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기완 기자 bbkim998@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