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3자 주주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칼 신주인수권(워런트) 120만주 공개 매수에 성공하면서 조원태 한진칼 회장 측보다 4%포인트 이상 지분율에서 앞서게 됐다. 이는 한진칼이 발행한 전체 신주인수권부사채(BW) 363만6363주의 33%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개매수 대금은 현금으로 지급될 예정이고,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면 3자 연합은 주당 8만2500원에 한진칼 지분 1.48%를 더 확보할 수 있게 된다.
3자 연합의 지분율(45.23%)이 최대 46.71%까지 올라갈 수 있게 된 셈이다. 연말까지 3자 연합은 지분율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지분율 50% 이상을 확보할 경우 임시주총 카드를 굳이 꺼내지 않더라도 내년 주총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KCGI는 지분 50% 고지까지 5% 남짓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앞서 한진칼이 1조원대 규모의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달 BW를 발행하면서 조 회장(41.04%) 측의 지분도 약 38.7%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양 측의 지분율 격차는 기존 4%포인트 내외에서 6%포인트 가량으로 확대된다.
조 회장 측도 '제3의 투자자'를 찾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 회장 측은 대한항공 유상증자를 앞두고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을 중심으로 백기사 찾기에 적극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한진칼의 '백기사'로 꼽혔던 미국 델타항공도 코로나19로 2분기 6조원의 손실을 내면서 추가 실탄 마련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일각에선 대한항공의 알짜 사업부 매각을 투자자 마련 카드로 꺼내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KCGI도 "알짜 사업부에 대한 인수 우선권 제공을 통해 현 경영진 측 우호지분을 확보하고자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라면 진상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반발했다.
아울러 조 회장은 한 달 새 40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조 회장은 지난달 16일, 한진칼 70만주를 담보로 200억원을 빌렸고 이어 지난 14일 한진칼 주식 80만주를 담보로 200억원을 추가로 빌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개인 주식 담보대출이라 대출 사유나 용처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조 회장이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로 물려받은 재산에 대한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한 자금, 또는 3자 연합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조양호 전 회장의 유족이 납부해야 할 상속세 규모는 2700억원으로, 이들 일가는 상속세를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5년간 분납하기로 했다. 조 회장은 상반기 보수로 14억원을 수령했다. 상속세를 납부하기에는 턱없이 적은 수준인 만큼 세금 납부를 위해 현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