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주'라고 주장하며 유명세를 누려온 자동차 유튜버 카걸·피터 부부가 각종 '사기 의혹'에 휘말리며 결국 유튜브 채널을 닫았다. 이들은 영국 리치몬드 공작가의 초대를 받아 귀족들과 파티를 즐기고, 테슬라 초기 주주로서 슈퍼카 브랜드 맥라렌가의 딸을 만나는 등의 영상을 올리며 재력을 과시해 왔지만 이 모든 게 거짓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역풍을 맞게됐다.
30만 구독자를 보유한 카걸·피터 부부는 12일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장문의 사과글을 게재하고 "채널을 운영하면서 조회수를 늘리고 빨리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에 자극적인 화법을 써서 여러분이 상상하게 했다"며 "모두 저희의 잘못이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채널의 콘셉트를 유지한다는 명목 아래 멋진 장소, 멋진 자동차,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기에만 몰두했다"고 논란을 인정했다.
이들 부부에 대한 논란은 최근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부부는 방송에서 테슬라 초기 주주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초기에 일론 머스크 형님의 옆집에 살았는데, 대학생 신분에 대학교 등록금 정도를 투자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지분 1% 보유설에 대해서는 "인터넷에서 와전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은 "테슬라 주요 주주 명단을 확인했지만 부부의 이름은 없었다"고 주장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 외에도 "탑기어 코리아 PD라고 신분을 속였다", "제주맥주 주주가 아니다", "리치몬드 공작 파티에서 경호원의 제지를 받는 부분이 있었다" 등의 각종 의혹이 터져나왔다.
이들은 또 미공개 방송분에서 MC 유재석과 조세호에게 페라리 디자이너 마우리찌오 콜비의 그림을 선물하고 이 부분을 유튜브에 공개하며 "유재석에게 선물한 그림이 한국에 온다. 단 499점만 판매할 예정이니 소장할 기회를 가지라"고 홍보해 유재석을 이용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논란이 확산하자 부부는 공식 사과문과 함께 자신들을 둘러싼 아홉 가지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부부는 마우리찌오 콜비 작품 판매 중단, 탑기어 코리아 PD신분, 테슬라 주식, 영국 리치몬드 공작 파티 참석 여부, 제주맥주 주식, 별장 소유, 맥라렌 외동딸과의 만남, 페라리 카 디자인 콘서트, 자동차 영업사원 출신 등의 논란을 해명했다.
부부는 "지금 상황이 저희를 비롯한 주변인들, 그리고 저희 채널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큰 고통을 주고 있다"며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해 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 끝으로 저희 채널을 좋아해주셨던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부부는 현재 모든 영상을 삭제한 상태다.
아래는 유튜브 채널 카걸에 올라온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카걸과 피터입니다.
먼저 구독자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현재 진행중인 논란에 대해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그 동안의 저희의 영상과 행보가 잘못되었음을 인정합니다.
카걸 채널은 "여러분과 함께 멋진 자동차를 타고 전 세계를 탐험하는 채널"이라는 슬로건 아래 전 세계 자동차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고자 지금까지 여러 영상을 통해 컨텐츠를 올렸습니다.
저 피터는 어릴적부터 자동차를 좋아하였습니다. 어른이 되어 멋진 자동차를 타는 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껏 이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은 도전을 하게 되었고, 다양한 차를 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모두와 함께 공유하고 싶은 순수한 마음으로 유튜브를 시작하였으나 채널을 운영하면서 조회수를 늘리고 빨리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에 자극적인 화법을 써서 여러분이 상상하게 하였고, 민감한 부분들을 정정하지 않았습니다. 모두 저희의 잘못이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차에 대한 설명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닌, 자동차를 통한 라이프스타일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차별화 전략으로 채널을 운영하였습니다.
이에 시승차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명확히 언급하지 않고 컨텐츠를 제작하였습니다. 특히 영상에 등장하는 자동차가 저희 소유가 아님을 밝혔어야 했는데 채널의 컨셉을 유지한다는 명목 아래 멋진 장소, 멋진 자동차,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기에만 몰두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구독자님들이 저희를 재벌이라고 여기시는 반응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이 또한 관심이라 여기며 그것을 제때에 정정하지 않고 묵인한 점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