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공기관의 공개채용이 지난달 시작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역대 최대 규모로 신입 직원을 선발한다. 지난해 75명을 선발한 데 이어 올해 9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늘어난 감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금융사고를 명분으로 몸집 키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13일 금융당국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2020년도 입사할 5급 신입직원을 뽑는 하반기 공개채용에서 지난해보다 대폭 증가한 약 90명을 채용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채용 계획이 최종 확정되진 않았으나 예년보다 늘어난 인원을 뽑을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필기시험을 보는 9월 12일에 같이 1차 필기시험을 치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상 1차 필기시험에 한달 앞서 공고가 난 뒤 연말 합격자를 발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중순에는 채용 공고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융사고를 빌미로 금감원이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금감원은 저축은행 부실사태가 일어났던 시기에도 2년간 125명가량 직원을 늘렸다. 지난해 일어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 사태 당시에도 채용인원이 전년보다 늘었다.
사모펀드 대규모 환매 중단에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의 경우 금감원이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인력을 늘리는 것에 의문의 목소리도 들린다. 한 사모펀드 환매 사태 피해자는 "사실상 사기에 가까운 방식에 투자자들이 당해도 금감원이 미리 사고를 막지도, 피해를 구제해주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인력만 늘리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