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2400선을 넘어선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까지 올라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코스피 상승장이 이어져 최고 2500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여전히 밸류에이션 상승폭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 비해 코스피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13배 수준으로 멀티플로 보면 2007년 이후 최대여서 상당히 비싼 수준"이라며 "이렇게 장을 끌어올린 것은 단연 개인투자자로 올해 코스피에서 34조원, 코스닥에서 10조원을 순매수했는데 아직 고객예탁금이 51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한국 증시의 최근 10년간 12개월 선행 PER 최대치가 12배 중반"이라며 "이익 전망치가 낮아진 이후 소폭 개선된 정도임을 고려하면 현재 밸류에이션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도 이익 전망치 상승폭 대비 주가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12개월 선행 PER이 최근 10년간 최대치였던 18배를 넘어 23배를 기록하고 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대형주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점을 이유로 시장이 과열권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코스피 종목 중 상대강도지수(RSI·Relative Strength Index)가 70포인트 이상을 넘어 기술적 과열권에 진입한 종목수의 비중은 16%를 기록했다. 특히 대형주로 구성된 코스피200 지수의 경우 과열권 진입 종목 비중이 18%를 상회했다.
그는 "경험적으로 과열권 진입 종목이 15~20%를 넘어갈 경우 시장의 템포조절이 있었다는 것을 비춰본다면 과열해소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강세장의 한복판이었던 지난 6월초 역시 현재와 유사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지만 단기조정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인 주당순이익(EPS) 상향 없이 위험선호도 상승으로 주가가 오르면 금리 변동에 매우 예민해져 과열에 따른 급등락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하반기에도 IT하드웨어, 2차 전지, 자동차 등의 추정치 상향만 여전하고 여타 업종 확산 분위기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비관론은 경계할 필요가 있지만 당분간 인플레이션 우려와 통화정책, 금리 변동성 확대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