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이냐, 모발이냐..."마약검사 뭐가 더 정확해요?"

[사진=한서희 인스타그램]

집행유예 기간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검찰에 입건됐던 YG 연습생 출신 한서희씨가 국과수 모발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석방됐다. 앞서 한씨는 지난달 7일 소변검사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 및 암페타민 양성이 나와 보호관찰소에 구금됐다.

한씨가 소변검사와 상반된 모발검사 결과로 마약투약 혐의를 벗게되면서 마약투약 여부를 확인하는 국과수 검증 과정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약류 검사 방법은 체액을 이용한 소변검사, 체모를 통한 모발검사 등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소변검사는 마약 복용 후 4~5일까지 검출이 가능하고, 모발검사는 1년까지 마약 복용 흔적이 남기 때문에 소변검사에서 음성이 나와도 모발검사에서는 양성반응이 나올 수 있다.

관련기사

• 육군, '성전환' 변희수 하사 순직 불인정..."공무상 인과관계 없다"
• 팽팽한 ‘차별금지법’ 줄다리기···이번엔 국회 문턱 넘을까

◆전문가가 말하는 소변검사VS모발검사 신뢰성은?
 

[사진=연합뉴스]

한국형사정책원은 지난 2008년 10월 형사정책연구 가을호를 통해 '모발감정 결과의 증거 사용과 투약 시기 추정'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해당 논문에는 대검 마약감정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향정약물연구실장 등이 참여했다.

소변검사는 마약을 복용하면 혈액을 타고 체내를 돌아다니다 소변으로 배출되는 인체 대사과정을 통해 약물 복용 여부를 감정한다. 필로폰은 1.5~7일, 대마는 1~4일, 주기적 흡연자는 30일까지 소변 시료에서 마약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모발검사는 약물이 모세혈관을 통해 모근에 흡수되는 원리다. 자라난 모발을 확인하면 투약사실과 시기를 추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모발은 1개월에 0.8 ~ 1.3cm씩 성장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1년 동안의 투약사실을 입증하고자 모발 길이 약 12cm 까지 잘라서 시험하고 있다.

소변검사는 단기간 내 마약복용 유무만 확인할 수 있는 반면 모발검사는 최대 1년 전 마약투약 사실도 밝혀낼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논문은 '결과 판정의 표현에 대한 의미'라는 소주제를 통해 소변 및 모발검사 결과의 폭넓은 해석의 가능성을 설명했다.

논문에 따르면 통상 마약류 검사 결과는 검출, 양성, 음성, 판정불능, 감정불능으로 구분된다. 이 중 마약 투약을 결정짓는 '양성'은 시료에서 약물이 일정량 이상 검출돼 투약 사실을 간접입증하는 기준이 된다. 음성은 시료에서 약물이 일정량 이상 검출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논문은 음성 결과에 대해 "투약하지 않았거나 투약했지만 약물이 검출되지 않은 경우에 대한 감정책임자의 판단의 결과"라며 "판정결과가 음성의 경우라도 피의자의 자백 또는 제3자의 진술과 같은 다른 증거에 의해서 투약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삭발·제모·염색까지...모발검사 꼼수 늘어나
 

[사진=연합뉴스]

모발검사도 마약투약 사실을 완벽하게 잡아내지는 못한다. 다량의 체모가 필요한 모발검사의 단점을 악용해 삭발을 하거나, 염색이나 탈색을 통해 투약흔적을 지우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필로폰 투약 여부를 확인할 때 모발 50올 이상이 필요하다. 성인남자 기준 복용 시기를 3개월 단위로 확인하려면 150올이 필요하고 1개월 단위로 확인하려면 350올이 필요하다고 한다.

귀화 연예인 로버트 할리는 2017년과 지난해 각각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와 경기 안양 동안경찰서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당시 수사과정에서 몸 전체를 제모하고 나타나 모발 검사를 받지 못했다. 이후 로버트 할리는 지난해 4월 경찰의 급습을 받고 간이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와 검찰에 송치됐다.

가수 박유천은 마약혐의를 받던 지난해 2월 여러차례 염색을 하는 모습으로 의혹을 키웠다. 경찰에 출석한 4월에는 눈썹과 다리털을 제외하고는 모두 제모를 한 상태로 나타나 증거 인멸 의혹을 받기도 했다. 박씨는 소변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다리털 검사에서 덜미를 잡혀 결국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