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올 상반기 원유수입량은 전년 대비 8.6% 감소한 4억9730만9000배럴이다. 원유수입액은 유가 폭락으로 인해 더 큰 폭으로 줄어들어 전년 동기비 35.2%나 감소한 234억2703만달러로 나타났다.
지역별 원유수입 변화를 살펴보면 중동·아시아 원유 수입은 감소했으나, 미주는 두바이(Dubai)와 WTI 간의 가격차 지속으로 최근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미국산 원유수입은 작년을 기점으로 급증하기 시작해 올해 상반기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원유수입국 기준으로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에 이어 3위를 기록해 주요 수입국 반열에 올라섰다.
작년만 하더라도 중동출발-한국도착 기준으로 배럴당 1달러를 넘지 않았던 VLCC 운임이 최근에는 3달러를 넘어서면서 수송비가 저렴한 러시아 사할린의 소콜(Sokol) 원유, 서시베리아의 ESPO 원유가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수입처도 다변화됐다. 영국과 노르웨이, 브라질 등에서도 원유를 들여오는 등 도입처가 다양해졌다. 고도화 설비를 갖춰 황을 포함한 불순물이 많은 중질유도 휘발유 등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로 정제하는 능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원유 수입이 줄어듬에도 수입처가 다변화된 것은 정유사들이 조금 더 저렴한 원유를 도입하기 위한 노력 때문이다.
실제 현대오일뱅크가 2분기 정유 4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낸 배경도 저렴한 원유를 도입한 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초중질유에 속하는 중남미 원유 도입 비중을 2018년 17%에서 지난 2분기 33%로 끌어올렸다.
멕시코의 6월 원유 평균 도입 단가는 배럴당 19달러대로 32달러대였던 사우디아라비아·미국에 비해 저렴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 시설이 고도화돼 있어 원유의 질이 떨어져도 제품성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면서 “가격이 낮은 원유를 들여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수익률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중요한 요건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