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문화 바꾸는 리버스 멘토링…포스코인터 등 재계도 속속 도입

2020-08-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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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최근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을 앞다퉈 사내에 도입하고 있다. 90년대생 신입사원이 임원들의 멘토를 맡아 젊은 세대와의 소통은 물론 최신 시장 트렌드에 대해 조언하는 것이다. 경직된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한편 경영진이 주요 소비자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의 가치관을 이해할 기회를 만들자는 취지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 종합무역상사로서는 처음으로 지난달부터 '포인터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내 9개 사업실을 대상으로 MZ 세대 저연차 직원들이 실장급 임원의 멘토로 활동하는 것이다. 약 3개월 동안 임원과 사원급 직원 3~4명이 한 팀이 돼 팀별로 트렌드 체험 등의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리버스 멘토링이란 1999년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회장이 최초로 제안했다. 기존의 멘토링과는 반대로 젊은 직원이 경영진을 대상으로 코칭하는 방식이다. 해외 기업들 사이에선 이미 일상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구찌다. 2015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마르코 비자리는 밀레니얼 세대의 의견을 사업에 반영하기 위해 리버스 멘토링을 전격적으로 도입했다. 30세 이하의 직원들로 '그림자 위원회'를 구성, CEO가 이들과 주요 안건을 토론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구찌는 여행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는 한편 제품에 모피 사용을 금지하는 등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에 맞게 적극적으로 변신했다. 그 결과 2016년 전체 고객 중 27%에 불과했던 밀레니얼 세대의 비중은 2018년 62%로 껑충 불어났다.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등 정보기술(IT) 기업 역시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측 또한 리버스 멘토링을 통해 임직원 간의 소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미래 회사 주역인 90년대생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세대간 공유함으로써 여러 세대가 공존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조성하고 소통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참여를 희망하는 임원 및 직책자들 대상으로 점차 확대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미래 성장 기반이 될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종합상사의 특성상 이러한 프로그램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포인터 리버스 멘토링이란 프로그램 이름 또한 회사명의 약어인 동시에 새로운 지향점을 가리킨다는 중의적인 의미가 내포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역시 올해 초 신임 대표로 취임한 이후 줄곧 신규 유망사업 진출을 강조하며 힘을 싣고 있다.

최근 들어선 국내에도 리버스 멘토링이 정착하는 분위기다. 시장 트렌드 센싱은 물론 조직문화의 혁신, 인재 육성 기회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남에 따라 대기업들이 앞장서서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5~7월 하현회 부회장을 비롯해 각 부문 임원 10명이 신입사원 20명으로부터 코칭을 받은 바 있다. 신입사원들은 'MZ세대 언어와 소통방법', 'MZ세대의 플랫폼', '요즘 세대 직업관과 회사 제도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등 직접 관심사를 선정해 임원과의 멘토링에 나섰다. 2018년부터 리버스 멘토링 제도를 지속해 온 CJ CGV의 경우 올해는 팀장급 직원들도 멘티에 포함시키는 등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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