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계가 타격을 입은 건 지난 1월 말부터다. 코로나19 확진자가 CGV성신여대입구점을 다녀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관객들이 발길을 끊은 것이다. 해당 극장은 방역 후 3일간 영업 중단을 거쳐 오픈했지만 급감한 관객 수는 회복되지 못했다.
상반기 영화계는 패닉 상태였다. 영진위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관객 수는 전년 대비 70.3%(7690만 명) 감소한 3241만 명이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70.6%(6569억 원) 줄어든 2738억 원. 관객수·매출액 모두 2005년 이후 최저치다.
철저한 방역 등으로 확진자 수가 줄자 영화계는 '극장 살리기'에 나섰다. 영진위는 '6000원 할인권'을 배포했고 '#살아있다' '반도' '강철비2'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규모감 있는 신작들이 개봉하며 관객들도 조금씩 극장으로 모였다. 극장사도 방역에 만전을 기하며 관객들이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노력 중.
여름 대작들이 개봉하며 극장가는 더욱 활력을 찾았다. 특히 영화 '반도'는 손익분기점을 넘으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개봉 4일 만에 100만, 7일 만에 200만을 돌파했고 개봉 12일째에는 손익분기점인 250만을 돌파했다. 총제작비는 190억 원으로 약 500만 명 이상을 동원해야하지만 배급사 NEW 측은 전 세계 185개국에 판매되었기 때문에 실질적 손익분기점이 250만 명이라고 설명했다. 11일 기준 누적관객수는 370만 6896명이다.
극장가가 회복세를 보이자 영진위는 한 번 더 할인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지난 11일 오전 10시 영진위는 안전하고 슬기로운 영화 관람 2차 캠페인 '일상 속 영화두기'를 시작, '6000원 할인권'을 배포했다. 이번에는 약 88억원 규모의 할인권 147만 장과 1차 캠페인 미소진분을 포함해 총 175만 장을 배포한다.
할인권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Q 등 멀티플렉스와 독립영화전용관, 예술영화전용관 등 전국 극장 487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할인권은 매주 화요일부터 그다음 주 월요일까지 요일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11일 배포된 할인권은 14∼17일에만 사용할 수 있다.
8월 극장 라인업도 눈에 띈다. 지난 5일 개봉한 황정민·이정재 주연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비롯해 엄정화·박성웅 주연의 '오케이 마담', 곽도원·김희원·김대명 주연 '국제 수사' 등이 관객과 만난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경우 개봉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불러모으는 등 호평을 받고 있어 '6000원 할인권' 배포에 더욱 기대가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