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 무, 상추, 애호박, 깻잎 등 하반기 소비가 많고 민생에 밀접한 주요 농산물 중심으로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품목별로 보면 배추 도매가격은 지난 6월 포기당 2472원에서 7월 3474원, 8월 1∼6일 3907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무도 6월 개당 1165원에서 7월 1132원으로 하락하다 8월 1∼6일 1248원으로 크게 올랐다.
배추와 무의 경우 현재 주 산지인 강원도 태백, 평창, 정선 등은 호우 피해가 크지 않지만, 재배 면적이 줄어 가격이 평년보다 높은 상황이란 게 농식품부 설명이다.
얼갈이배추, 상추, 애호박 등 시설채소는 기상여건에 따라 작황 변동성이 큰데다 집중호우와 일조량 부족 등으로 공급이 감소해 가격이 높게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농식품부는 "김장철에 사용되는 배추를 심는 시점은 8월 말 이후이고, 올해 가을배추 재배 의향 면적도 평년보다 4%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가을철 김장배추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현재 농산물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은 장마 지속 등에 따른 일시적 수급 불안의 영향이 크다"며 "생육 기간이 짧고 출하 회복이 빨라 장마철 이후 2∼3주 내 수급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수확이 종료된 마늘·양파는 호우 등에 따른 피해가 없어 가격도 평년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반면 여름 제철인 복숭아, 포도 등은 긴 장마로 인해 당도가 떨어져 가격이 하락했다.
복숭아(황도) 도매가격은 4.5㎏당 7월 1만8019원에서 8월 1∼6일 1만7725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포도(캠벨)도 같은 기간 5㎏당 2만3010원에서 1만5047원으로 떨어졌다.
최근 출하된 사과와 이달 하순 출하 예정인 배는 올해 냉해 피해 영향으로 추석 때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출하량이 추석 때 수요보다 많아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우, 돼지, 닭고기 등 축산물도 집중 호우에 따른 일부 피해가 있지만 사육 마릿 수 증가로 공급 여력이 충분해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전망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농산물 수급 안정 비상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배추, 무 등 정부와 농협의 비축물량을 시장에 풀어 수급 안정을 도모할 방침이다.
채소처럼 수급이 불안해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른 품목은 채소가격안정제 약정 물량을 활용해 조기 출하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관리해나갈 예정이다. 장마와 고온에 따라 작황 변동성이 큰 고랭지배추와 무는 산지 작황 점검도 강화한다.
또 생활물가에 민감한 주요 채소류의 피해 현황, 주산지 동향 등 수급 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해 필요시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농협은 전국 하나로마트 2300곳에서 '호우피해 농산물 팔아주기' 행사를 연다. 오는 13~23일 상추, 얼갈이배추, 열무, 오이 등 주요 채소류를 시중보다 20∼30% 할인 판매한다.
권재한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여름철은 장마 외에도 태풍, 폭염 등 기상 변동 요인이 많은 만큼 피해 현황과 수급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2차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겠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과 소비자의 가계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급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