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이 단순히 '값이 싼 폰'이 아닌 특화서비스를 바탕으로 요금 경쟁력을 갖춘 폰으로 탈바꿈한다. 온·오프라인에서 이용자 접근성이 높아지고, 공급 기반 확충 차원에서 전용 단말도 출시된다. 기아자동차를 비롯해 알뜰폰 기반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전용 사업자인 커넥티드카의 육성도 활발해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알뜰폰 제도 도입 10주년을 맞이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알뜰폰이 싼값에도 안 팔리는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김남철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알뜰폰도 특화·부가서비스가 나온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KB금융에서는 IoT로 반려동물을 관리하는 서비스를, 카카오 계열사인 스테이지파이브는 고령층을 케어하는 소셜로봇 서비스를 9월 중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커넥티드카 등 데이터 전용 사업자를 위해 도매대가를 추가로 할인해주는 '데이터 선구매제, 다량구매 할인제'도 확대 시행된다. 커넥티드카 시장에는 테슬라를 비롯해 완성차업체들이 주로 진출해 있다. 현재 SK텔레콤과 이동통신망사업(MNO) 계약을 맺고 서비스 중인 기아차도 이달 중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을 등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사업자들이 안정적으로 알뜰폰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도매대가를 지난해와 비교해 음성은 30~40%, 데이터는 20%가량 낮추기로 했다. 동시에 망 도매제공 의무화를 기존 LTE에서 5G까지 확대하고, 관련 고시를 오는 11월까지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KB국민은행과 삼성전자가 함께 준비 중인 은행 앱을 미리 탑재한 스마트폰 등 특화 단말 출시를 지원한다. 가성비 높은 단말기를 판매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취지다. 이 스마트폰은 VIP 고객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공급된다.
중저가 단말도 10만원대(갤럭시A10e)부터 40만원대 이상(아이폰SE, 갤럭시A51)까지 공급을 확대한다. 출고가 대비 40~50% 저렴한 출시 1년 이내 중고 단말을 다음 달부터 '알뜰폰허브'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 과장은 "도매대가 인하만으로는 알뜰폰 활성화가 어렵겠다고 판단했다"며 "알뜰폰이 많이 보급돼 가계통신비 경감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단말 약정이 끝나고 교체할 때 고민되는 점들을 보완해 대책에 담았다"고 말했다.
한편, 알뜰폰허브는 알뜰폰 사업자 16곳이 제휴를 맺고 요금제 선택, 단말기 원스톱 구매 등이 가능토록 한 사이트다. 정부는 한달 평균 2500명 정도 계약이 이뤄지는 이 사이트를 전면 개편해 이달 말 오픈한다.
향후 제휴를 원하는 사업자를 추가해 가입자 모집 기회를 제공하고, 알뜰폰 유심 당일 배송, 가입 시 비대면 본인인증 등 온라인 채널에서의 고객 개통 편의성을 높이는 기능도 더할 계획이다.
오프라인에서는 다음 달 서울 서대문구에 '알뜰폰 스퀘어'를 열어 고객 접근성을 높인다. 이후 접점 채널을 편의점·다이소 등으로 넓히고, 키오스크에서 알뜰폰을 개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한다.
김 과장은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에 기여하는 알뜰폰이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사업자로 자리잡고, 실질적인 경쟁주체로 도약,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