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새 5개년 계획 수립과 관련해 모든 인민이 지혜를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미·중 갈등 격화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정치·경제적 혼란이 커지는 상황을 의식해 내부 단결을 촉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5년 주기로 새로운 경제 발전 계획을 수립하는데 올해로 13차 계획이 종료되고 내년부터 2025년까지 14차 계획이 시행된다.
중국 공산당은 오는 10월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5중전회)를 열고 14·5 계획 제정을 논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수립되는 계획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내년 첫발을 떼는 만큼 인민들이 믿고 의지할 만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다. 미·중 관계는 1979년 수교 이후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
자국 내 상대국 공관을 폐쇄하는 유례 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군사적 충돌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경제 구조의 새판 짜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도 고민이다.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를 의식한 듯 시 주석은 단결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5개년 계획을 짜는 건 우리 당이 국정을 운영하는 중요한 방식"이라며 "인민 대중과 사회 각계가 각종 방식으로 제언하고 공헌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기대와 대중의 지혜, 전문가 의견이 14·5 계획에 잘 흡수될 수 있도록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하자"고 독려했다. 민심 동요를 막고 국가적 역량을 한데 모으기 위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14·5 계획의 큰 골자는 자력갱생이 될 전망이다. 시 주석은 지난달 30일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며 "국내 대순환을 중심으로 국내외 쌍순환을 촉진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단 내수 위주로 버티며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식의 정책이 나올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중국 소식통은 "미국과의 갈등과 홍콩 문제, 코로나19 책임론 등이 혼재돼 정치·경제·외교적 고립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광대한 내수에 의지해 지구전을 펼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