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선처해 주실거죠?" 끝나지 않는 연예인 테러

2020-08-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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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아나운서 황정민이 라디오 진행 도중 괴한의 습격을 받아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황 아나운서는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며 당분간 휴식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KBS 라디오 스튜디오 현장도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유리창 곳곳이 부서져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다. 

전날(5일) 오후 3시40분께 KBS 라디오 프로그램 '황정민의 뮤직쇼'가 진행 중이던 스튜디오에 신원 미상의 남성이 나타나 유리창을 부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남성은 본관 2층에 있는 라디오 오픈 스튜디오 앞에서 "황정민 나와"라고 외치며 곡괭이로 유리창을 내리쳤다. 당시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방송을 통해 청취자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네티즌은 위험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황 아나운서에게 위로를 전하는 한편, 공인을 향한 무분별한 테러 행위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방송가 테러 사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90년대 SBS '생방송 인기가요'에서는 MC 김예분의 스토커가 무대에 난입하는 사건이 있었다. 동료 MC인 배우 이훈의 제지로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스토커가 난입하는 아찔한 장면이 전국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지난 2000년 5월 그룹 베이비복스로 활동하던 윤은혜가 한 지역 방송의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 차 안에서 대기하던 중 신원미상의 남자가 쏜 물총에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물총에는 고춧가루 등 이물질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소녀시대 태연은 2014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이스링크 특설무대에 '런 데빌 런(Run Devil Run)' 공연을 이어가던 중 무대로 난입한 한 남성팬에게 끌려가는 사고를 당했다. 같은 해 가수 휘성도 지역방송국 공개방송 무대에서 괴한의 공격을 받아 충격을 안겼다. 당시 휘성은 공연을 끝까지 마치는 프로 의식을 보여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았다.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테러에 노출됐지만 수사기관에 피의자를 선처를 구한 연예인들도 다수다.

동방신기 유노윤호는 지난 2006년 한 여성 안티팬이 건넨 본드 음료를 마시는 테러를 당했다. 그러나 유노윤호는 직접 담당 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안티팬의 선처를 요청해 놀라움을 안겼다. 유노윤호는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테러 사건 이후 공황장애를 앓을 정도로 정신적 피해가 컸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안겼다.

방송인 노홍철은 지난 2008년 자신의 아파트에서 기다리고 있던 안티 팬에게 폭행을 당해 전치 5주의 상해를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노홍철은 처벌 대신 선처를 원했고, 안티 팬은 귀가 조치됐다.

당시 선처 없는 단호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이미지가 생명인 공인의 특성상 사건을 확대하는 모양새는 부담스러울 것이란 안타까움의 시선도 있었다.
 

괴한이 휘두른 곡괭이에 망가진 KBS라디오 스튜디오 본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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