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베이루트 참사는 사고"...트럼프 '폭탄 공격' 주장과 배치

2020-08-06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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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국방수장 '또' 엇박자...파장 예고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초대형 폭발참사에 대해 '사고'라는 진단을 내놨다. '폭탄 공격처럼 보인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장과 배치된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사진=AP·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전날 레바논 폭발참사와 관련 "대부분 사람들은 보도된 대로 그것이 사고(accident)였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폭발참사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미국은 여전히 정보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레바논 정부에 연락을 취했고, 지금도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인도적 지원이든 의약용품이든 레바논 국민을 돕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베이루트 폭발참사를 '사고'라고 진단한 에스퍼 장관의 발언은 전날 군 당국 관계자들의 판단을 내세워 '폭탄 공격'이라고 평가했던 드럼프 대통령과 배치된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 참석해 "미군은 베이루트 폭발을 일종의 '폭탄 공격'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방수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입장을 내놓은 건 행정부 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앞서 미국 언론들도 레바논 폭발참사와 관련, 폭탄 공격으로 볼 수 있는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AP통신은 이날 고위 국방부 당국자들과 정보당국 관계자들이 레바논 폭발이 특정 국가나 세력에 의한 공격으로 보인다는 징후가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참사가 폭발성 물질의 부적절한 방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5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 발생한 대폭발로 잔해만 남은 창고를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전날 이 창고에서 두 차례 폭발이 일어나 베이루트시 전체를 흔들었으며, 항구 주변 건물들이 주저앉거나 심한 손상을 입었다.[사진=AP·연합뉴스]


전날 지중해 연안국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의 한 항구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 3.5 규모 지진에 해당하는 충격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중해 건너 200㎞ 떨어진 키프로스에서도 폭발음이 들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폭발로 항구가 쑥대밭이 됐으며, 폭발 지점에서 수 킬로미터 반경에 있는 시내 건물들이 무너져 내리거나 유리창이 날아가는 등의 피해가 보고됐다. 현재까지 최소 135명이 숨지고 500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화재로 인해 베이루트 항구에 있던 창고가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는 초기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정확한 폭발 이유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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