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계획된 휴가 일정을 취소하고 호우 피해 대처상황 등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이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추후 휴가 일정은 미정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주말 경남 양산 사저로 내려갔다. 이번 주 휴가를 쓰고 경남 양산의 사저에 머무를 계획이었지만, 휴가를 취소하고 청와대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문 대통령의 올해 연차 소진율은 계속 ‘0%’를 이어가게 됐다. 문 대통령의 여름휴가가 취소된 것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일본의 기습적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휴가를 반납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취임 첫 해인 2017년에는 이듬해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를 위해 평창을 찾았다. 7월 30일부터 8월 5일까지 6박 7일 일정이었다.
애당초 7월 29일부터 시작하는 일정이었는데, 휴가 출발 전날인 7월 28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하루 순연됐다. 문 대통령은 평창을 들러 동계올림픽 시설물을 관람한 뒤 경남 진해 군 휴양시설로 옮겨 휴가를 보냈다. 북한의 관련 동향을 수시로 보고 받을 수 있는 군 휴양시설을 휴가 장소로 선택한 것이다.
2018년 여름휴가는 청와대 개편과 계엄령 문건 파문, 기무사 개혁 등의 산적한 이슈를 문 대통령은 휴가지에서 보고 받았다. 리비아에서 납치된 우리 국민 한명의 생존 소식이 들려오면서 문 대통령은 휴가지에서 “국가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구출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스케줄에 맞춰 휴가 계획을 잡았던 참모진들의 휴가 일정도 일부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과 강민석 대변인 등 일부 청와대 참모진들은 대통령의 휴가 일정에 맞춰 휴가지로 떠났지만 대통령의 취소 결정으로 복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로 예정된 여름휴가를 취소하고 해당 기간 동안 참모들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적이 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6년 7월 청남대로 여름휴가를 떠났다가 집중호우가 발생하자, 하루 만에 복귀해 수해복구 상황을 점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