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한국판 뉴딜 재원 부족” 지적에 文 “민간펀드로 추진”(종합)

2020-07-1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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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연설 직후 여야 대표 등과 ‘사후환담’

한국판 뉴딜 추진 위한 초당적 협조 당부

文대통령 “어제 연설문 완전히 새로 썼다”

각 당 색깔 섞인 넥타이 착용…‘협치 상징’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국회에서 개원식 연설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차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형 감사원장, 정세균 국무총리, 문 대통령, 박병석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금융자산과 민간자본을 활용하는 민간펀드를 만들어 한국판 뉴딜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연설을 마친 뒤 국회의장실로 옮겨 가진 환담 비공개 전환 후,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재원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김 위원장이 한국판 뉴딜을 위한 재원이 160조원으로는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말하자, 문 대통령은 “과감한 재정투입이 필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정부 재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민간펀드 활용 방안을 언급했다.

전날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지난 14일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 후 비공개 토론 과정에서 ‘디지털·그린 국민참여 인프라펀드’ 조성을 제안했다며 관련 제안 수용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문 대통령은 김 비대위원장이 다시 코로나 위기 극복 과정에서 양극화가 심화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위기 때문에 양극화가 심화되지 않고 더 좁혀지게 하려는 게 한국판 뉴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계획대로 실현되도록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한국판 뉴딜과 관련해 불평등 해소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분명한 목표치를 제시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은 단순히 일자리를 몇 개로 늘린다거나 경제회복 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계약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새로운 사회계약이) 노·사·정 대타협으로 이뤄지도록 또 다른 노력을 해야 한다”며 “국회도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기후위기 문제를 두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목표를 제시하지 않고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공개된 환담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이 완성된 계획이 아니고 계속 발전 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특별한 형식 같은 것을 가리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협치를 위해서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나라가 어려운데 국회가 제 때 개원하지 못해 국민들께 대단히 송구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좀 늦어지긴 했지만 21대 국회 개원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면서 “시정연설도 과거 어느 때보다 좋은 분위기에서 해줘서 (미래통합당) 김종인 위원장, 주호영 대표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마스크는 다 벗는 것으로 (합시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특히 “개원과 개원연설이 갑자기 잡히면서 어제 연설문을 완전히 새로 썼다”면서 “하루하루가 얼마나 빠르게 상황이 바뀌는지 이미 구문이 됐더라”라고 말했다.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 간 갈등으로 개원식이 미뤄지면서 문 대통령은 9번의 연설문 수정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사실 한국판 뉴딜 계획을 국회에서 먼저 보고하고 상세한 종합 계획을 국민들께 보고하려고 했는데 국회 개원이 늦어지면서 선후가 바뀌었다”면서 “그 점은 이해해주고 그럼에도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위해서 국회에서 힘을 잘 모아주고 지혜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의미에서 협치는 매우 절실하다”면서 “아마 여기 계신 분들도 다들 같은 마음일거라 생각한다. 박 의장도 누구보다도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시는 분이고 김종인 통합당 대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도 다 협치와 통합, 타협을 중시하는 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박 의장은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정부와 국회는 두 축”이라며 “뒤늦게 출발했지만 국민의 신뢰를 받고 미래를 같이 개척하는 국회가 되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의장은 “대통령에 취임하고 7번째 국회를 방문한 것인데 국회를 존중하는 것으로 저희가 생각하겠다”면서 “삼권 분립 정신에 따라서 국회를 존중하는 입장 취해달라”고 말했다.

박 의장은 한국판 뉴딜에 대해서는 “제가 개원사를 통해 코로나 극복 경제특별위원회를 만들자고 했다. 거기에서는 규제개혁까지 다 포함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의 많은 법들이 산업화 시대에 만들었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에 맞지 않는 게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협치의 상징으로 각 당을 대표하는 색깔인 파랑(더불어민주당), 분홍(미래통합당), 노랑(정의당), 주황(국민의당)색이 고루 섞인 넥타이를 착용하고 연설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는 “여야가 하나로 똘똘 뭉쳐 코로나로 인한 민생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21대 국회가 되기를 바라는 여망을 담아 선정했다”고 전했다.

이날 환담에는 박병석 국회의장, 정세균 국무총리, 김상희 국회 부의장, 최재형 감사원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참석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도 함께했다.

한편 한 남성이 국회를 방문한 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벗어 던지며 항의하다 경찰에 체포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신발에 맞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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