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석조전 동쪽에는 동양식 서쪽에는 서양식 건물을 지었습니다. 옛 것을 기반으로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겠다는 고종 황제의 의지가 잘 반영됐습니다.”
문화재청 덕수궁관리소 관계자의 설명에 이어 석조전이 눈앞에 펼쳐졌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가상현실(VR) 서비스 덕분에 코로나19로 지난 2월부터 관람이 제한돼 있는 석조전 내부를 구석구석 볼 수 있었다. 기술로 인해 문화가 한 발 더 다가왔다.
이번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는 가입 통신사와 관계없이 누구나 ‘점프 VR’앱을 내려 받으면 덕수궁의 역사와 배경을 안내자의 해설로 들으며 석조전 내부를 360도로 돌아가며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들고 보고자 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면 석조전의 원하는 장면이 자유롭게 눈앞에 펼쳐진다. 화면 밑에 있는 평면도도 이해를 돕는다.
황제가 앉았던 의자에 직접 앉는 것 같은 가상체험도 할 수 있고, 중화전 천장의 용무늬 장식과 석조전 황실 침실에 놓인 옛 가구들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증강현실(AR)은 무대 밖에서도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돕고 있다. 국내 초연 10주년 기념 공연 중인 뮤지컬 ‘모차르트!’는 LG유플러스와 손잡았다.
AR 콘텐츠를 통해 ‘모차르트!’의 배우들과 사진을 찍거나 노래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고 느낄 수 있다. ‘내 운명 피하고 싶어’·‘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나는 나는 음악’·‘황금별’·‘난 예술가의 아내라’까지 뮤지컬 ‘모차르트!’의 하이라이트 넘버로 구성된 AR 뮤지컬 오르골 영상을 볼 수 있다.
문화콘텐츠는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5월 발표한 ‘2019 콘텐츠산업 통계조사’(2018년 기준)에 따르면 2018년도 기준 국내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5.6% 증가한 119조 6066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도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96억 1504만 달러(약 10조 50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 12월 문체부가 발표한 ‘2020 예산’을 보면 콘텐츠산업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문체부는 “실감형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을 2019년 261억원에서 2020년 870억원으로 늘렸다”고 전했다.
케이팝(K-pop)을 필두로 한류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고,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보편화 되는 상황. 한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이 ‘새로운 일상’에 맞춰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