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던진 코로나 폭탄으로 미국은 1.5차 세계대전 중
중국이 실수한 코로나 폭탄이 엉뚱하게도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대폭발을 하는 사고를 쳤다. 코로나19의 발병국은 중국이었지만 지금 전세계 최대의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수를 기록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지금 세계 양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이 싸우고 있지만 이번 코로나19가 묘한 변곡점을 만들었다. 최근 2년간 미국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격차를 벌리기 위해 중국과 대대적인 무역전쟁을 했지만 코로나19는 이런 미국의 노력을 수포로 만들어 버렸다.
미국의 성장률은 대략 2-3%수준인데 코로나19로 2020년 미국경제는 -7~-8%의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다. 반면 중국경제는 1~2%의 성장을 할 전망이다. 코로나19가 없었다면 2020년 중국의 경제규모는 미국 GDP의 68%선에 그칠 전망이었지만, 미국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미국대비 중국 GDP는 72%로 높아져 오히려 미·중의 경제력 격차가 줄어들게 생겼다.
미중의 대립 과정에서 나타난 두 가지 함정
미·중의 무역전쟁에서 힘의 우위에 있는 미국이 일방적인 승리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역전쟁 결과를 데이터로 보면 미국이 중국을 혼내는 척은 했지만 중국을 좌초시킨 것과는 거리가 멀다.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시작하면서 중국이 대미흑자 1000억 달러 줄이라는 것이 요구사항이었는데 2019년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273억 달러 줄었지만 당초 목표치와는 거리가 멀었고 중국전체 무역흑자는 오히려 697억 달러 증가했다. 미국 이외지역 수출호조로 전체 흑자가 늘어난 것이다. 이는 대미수출 억제만으로 미국이 중국을 죽이는 데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미·중이 대립하는 과정에서 돌발변수로 튀어나온 코로나19로 미국은 리더십을 잃었고, 중국은 신뢰성을 잃었다. 세계의 리더국가 미국은 코로나 방역에 쩔쩔매고 있고 전세계가 코로나로 신음하는데 리더로서 한 게 없다. 모범은커녕 도리어 다른 나라로 가는 마스크와 방역물자를 가로채기까지 하는 일을 저질렀다. 중국은 누가 보더라도 발병과 초기방역 실패의 책임이 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한의 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한 미군이 옮긴 거라는 식의 발뺌에 급급하고 있다.
앞이 안보이면 역사책을 펴보라고 하는데 역사는 “함정을 조심하라”고 가르친다. 미·중은 지금 서로 책임을 두고 코로나 전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무역전쟁에서 이번 코로나 전쟁까지 보면 세계는 어쩔 수 없는 함정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첫 번째 함정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다. 신흥 강국이 기존 패권 국가의 지위를 위협할 때 생기는 대결 국면에서 오는 위험이다. 미·중의 무역전쟁이 바로 이것이다. 고대 그리스 시대 신흥세력 아테네와 기득권 세력 스파르타의 전쟁 원인을 설명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저자 투키디데스 이름에서 따왔다. 미국이 무역적자를 빌미로 중국견제를 위해 보호무역과 보복관세 조치로 중국을 압박하고 중국도 보복 카드로 맞서는 상황에 전세계 경제가 충격을 받는 상황이 나왔다.
두 번째 함정은 ‘킨들버거 함정’이다. 찰스 킨들버거 전 MIT 교수가 <대공황의 세계 1929~1939>라는 책에서 기존 패권국 영국의 자리를 차지한 미국이 신흥 리더로서 역할을 제대로 다하지 못해 대공황이 생겼다”고 설명하면서 유래한 말이다. 지금 미·중의 상황을 보면 무역전쟁은 마무리 단계이고 이젠 기술전쟁, 금융전쟁으로 확전 상태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발생으로 미국 리더십의 약화와 어부지리한 상대적인 중국의 부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태도와 상태를 보면 책임 있는 세계의 대국의 모습이 아니라 여전히 아시아 강대국 정도의 속 좁은 태도를 보이고 중국에 불리한 입장을 표명하는 주변국에 대해 미국의 보호주의와 비슷한 정책을 쓰고 있다. 미국은 이를 노려 경제번영네트워크(EPN) 같은 기구를 통해 중국 주변국을 규합해 중국 포위망을 만들어 압박하려 하고 있고 중국은 이를 피하기 위해 주변국에 압력과 회유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의 역할부족이 만들어내는 차이나 리스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중국과 깊은 기술(DEEP TECH)로 승부해야 한다.
이번 트럼프 집권 4년간의 대한국정책을 보면 한국을 혈맹이 아니라 선거판에 필요한 졸로 보는 수준이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한·중·일 삼각 동맹으로 북·중·러의 북방삼각을 막아내는 동맹이 아니라 한·일관계의 악화를 부추기고 방관하는 미국의 태도는 이미 진짜 누가 누구 편이라는 것이 국제관계에서는 없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권과 민주를 최우선으로 하는 미국이 인권상황이 최악인 북한의 독재자와 친한 친구라고 너스레를 떠는 미국 대통령을 어떻게 봐야 할까? 그리고 중국도 한국에 베푸는 나라가 아니다. 경제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손 내밀고 오가는 것이다. 이념이 다른 나라와 동지가 될 수 없다. 장사의 파트너일 뿐이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충격이 적은 중국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미국 주도의 기술전략에 맞추면 되었지만 이젠 중국 주도의 전략을 맞추어 봐야 하는 시대다. 한국에 있어 중국은 제조업에서 가장 강한 라이벌인데 중국의 산업 변혁을 염두에 둔 한국의 산업전략,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 한국 중심의 대중국 사고를 버려야 산다. 이젠 대중국변화에 대한 전략대응이 아닌 적응의 시대다.
미국이 기술전쟁을 시작하는 이유는 중국의 첨단기술이 5G서 AI까지 미국의 자리를 위협하는 수준이라 판단한 것이다. 다시 커지는 차이나 리스크에서 한국은 이젠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 기술에만 집착하고 중국과 경쟁하면 다친다.
보이지 않는 기술, 너무 깊어서 따를 수 없는 깊은 기술(Deep Tech)로 승부해야 한다. 유럽의 작은 나라 스위스와 중동의 작은 나라 이스라엘의 당당하게 기술로 우뚝 선 모델이 한국이 추구해야 할 대중국 기술전략이다. 큰 것이 아니라 강한 것이 있어야 대국과의 관계에서 당당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