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스페셜 칼럼] 언택트문화가 만든 '역사의 변곡점'에서 살아남기

2020-06-2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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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대버블 시대, 버블을 잠재우는 것은 기술Tech)

[전병서 교수]

 


코로나 19가 만든 의도하지 않은 미국의 1.5차 세계대전

전세계 국가의 코로나 확진자 수를 보면 일별 확진자 수가 피크 치고 나면 그 증가세가 현저히 둔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미국은 피크 도달 이후에도 일별 확진자 수가 3만명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어 미스터리다.
미국의 의료 불평등과 마스크 착용 거부감, 정부의 방역실패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있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세계 최고의 의료수준을 자랑하는 미국이 최대 확진자, 최대 사망자를 기록했고 사망률도 세계평균 수준으로 높다.

사망자 수로 보면 미국은 지금 1.5차 세계대전 수준의 전시상태다. 6월 19일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한국전쟁 때 군인사망자수 5만4246명, 베트남전 사망자수 9만220명, 1차대전 사망자수 11만6516명을 넘어서 12만1407명에 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진자 수가 매일 2-3만명씩 늘어나고 사망률은 5.3%에 달하고 있다. 만약 현재 추세가 6개월만 더 이어진다면 2차대전 사망자수 40만5399명을 넘어설 판이다.

미국의 중국 추격 따돌리기가 미·중 무역전쟁의 본질이라면 2년에 걸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억제전략의 성과도 중국발 코로나19로 물거품이 될 지경에 이르렀다. 코로나 방역 실패로 미국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에 진입했지만 중국은 조기방역에 성공해 GDP성장률이 둔화되기는 하지만 마이너스는 아니다. 그래서 아이러니지만 코로라19로 미·중의 경제력 격차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 발 박쥐의 날갯짓이 인도양을 건너 유럽으로 가면서 돌풍으로 변했고,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 도착하자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변한 것이다. 중국 우한에서 박쥐를 숙주로 한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이를 위생이 불철저한 후진국병으로 판단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방역을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대선 앞둔 트럼프 대통령, 방역실패로 인한 코로나19의 확산과 흑인 인종차별에 따른 시위확대, 경기악화의 삼중고로 지지율이 추락하자 코로나 중국 책임론과 1단계무역협정의 이행을 들고 나와 중국 때리기를 다시 시작했다.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차질을 이유로 “세계 제조업의 탈(脫)중국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미국의 방역실패로 이마저도 공허하게 들린다. 중국은 전세계에서 한국을 제외하고 가장 최단시간에 코로나19를 안정시켰다. 반면 유럽은 이제 겨우 안정화에 들어서고 있고 미국과 후진국들은 아직 확산단계다. 공급망 차질을 이유로 든다면 전세계 기업은 탈중국화가 아니라 “탈(脫)미국화”와 “탈(脫)유럽화”를 해서 한국과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겨야 할 판이다.

 

포스트-코로나보다 포스트-트럼프 리스크를 생각해야

요즘 모든 언론과 연구기관들의 공통 관심사는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변화이다. 1918년 400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스페인 독감 이후 2018년의 에볼라 바이러스까지 10차례의 세계적인 전염병이 유행했지만 그 충격이 이번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은 아니었다.

역대 전염병의 치사율과 이번 코로나19의 치사율을 보면 코로나19의 치사율은 5.3%수준으로 역대 전염병 중 가장 낮다. 그런데도 전세계가 두려움에 떠는 것은 사망의 두려움보다는 “감염의 공포”다. 사망률은 낮지만 전염된 국가수를 보면 2009년의 돼지 인플루엔자 발생당시 감염국이 214개국이었는데 이번 코로나19는 215개국으로 역대 최대이다.

도시화의 진행으로 인한 밀집생활과 운수교통 수단의 발달이 감염의 공포로 이어진 것이다. 발병국이면서도 책임론에서는 발뺌하는 중국이 뻔뻔스럽고, 이런 태도는 대국의 자세가 아니지만 중국의 방역 결과를 보면, 이번 코로나19는 격리 후 방역을 철저히 한다면 확산을 막지 못하는 병은 아니다.

지난 100년간 10여 차례의 세계적인 전염병은 대부분 1-2년 내에 잡혔고 3년을 넘는 경우는 없었다. 코로나는 이미 아시아와 유럽은 안정화에 들어갔고 시간이 해결해줄 사안이다.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최근 4년간 세계경제와 정치외교의 구도를 바꾼 것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세계 양대 강국 미·중간의 전쟁이었다.

세계는 지금 정치인 리스크가 있고 그 중심에 미국의 대통령이 있다. 2020년 미국 대선은 코로나 전염기간보다 더 긴 미래 4년간의 세계 판도가 바뀔 수 있는 일이다.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민주당 바이든을 넘는 경우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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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재선도 미·중관계에 다시 영향을 주지만, 민주당 바이든의 당선은 지금까지 미국의 대세계, 대중국 관계가 모두 재편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바이든의 외교, 무역, 금융, 기업, 의료, 기후환경 전략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대버블의 시대, 버블을 잠재우는 것은 Tech

이번 코로나19는 인류에 엄청난 고통을 주었지만 새로운 역사의 변곡점을 만들 것 같다. 첫째, 아니러니지만 미·중의 전쟁에서 코로나19 발병국 중국의 미국 추격을 더 가속화 시킬 전망이다. 둘째, 코로나19 감염공포가 만든 언택트 문화가 기술과 산업에 중요한 역사의 변곡점을 만들 전망이다.

전세계가 코로나 대불황을 막으려고 무제한의 돈을 퍼부어 금융버블을 만들고 있다. 실물경제는 얼음장인데 증시는 활황이고 미국 전통산업이 중심인 다우지수는 반등에 그쳤지만 기술주 중심 나스닥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증시가 주는 답은 대버블의 시대 버블을 잠재우는 것은 기술(Tech)이라는 것이다.

언택트(Untact)는 결국 디지털 커넥트(Digital Connect)의 다른 말이다. 말로만 4차산업혁명하던 기업은 코로나19가 만든 대불황의 중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서 4차산업혁명에 올인하고 있다. 이 불황의 와중에 반도체가격이 상승했다. 언택트(Untact)로 인한 데이터의 폭증이 데이터처리와 저장을 위한 반도체수요를 불러온 것이다. 가장 먼저 코로나19를 안정화 시킨 중국은 4차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7대 신SOC산업에 집중투자 한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를 안정화 시킨 한국은 주인 없는 돈, 세금 퍼 돌리기에 정신 팔기보다는 언택트 문화가 만들 기술과 산업의 중요한 역사의 변곡점에서 치고 나갈 묘수를 생각하고 과감하게 실행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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