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명 이상이 응시하는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 가오카오(高考)가 시작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대규모 홍수 피해 등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치러지는 탓에 각종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1000만명 운집, 코로나 방역 비상
6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7일부터 가오카오가 시작돼 늦게는 10일까지 이어진다. 우리나라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비슷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예년보다 한 달 반이나 연기되는 바람에 졸업식까지 마치고 대입 시험에 임하는 첫 사례가 됐다.
올해 가오카오 응시생은 1071만명으로 전년보다 40만명 증가했다. 중국 전역에 마련된 고사장은 40만개에 달한다.
고3 수험생 대부분은 사스가 유행한 2002년에 태어났다. 스스로 "사스 때 태어나 코로나19 때 가오카오를 치르는 비운의 세대"라고 자조한다.
올 상반기 내내 온라인 수업과 자습이 반복된 탓에 시험 준비가 미진했다는 피해 의식이 상당하다.
최근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베이징의 경우 5만명의 수험생이 2867개 고사장에서 시험을 본다.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수험생과 학부모의 고사장 사전 답사가 중단됐고, 교실당 수용 인원도 기존 30명에서 20명으로 대폭 줄였다.
수일간 전국적으로 1000만명 이상이 대이동하기 때문에 방역 당국은 바짝 긴장한 분위기다.
체온이 37.3도 이하여야 입실이 가능하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잠시 쉬었다가 재검사를 받을 수 있다.
시험 중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난 수험생을 격리할 별도의 공간도 마련됐다. 격리 장소가 이동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따로 추가된다.
방역 등급이 저위험 지역이면 입실 후 마스크를 벗을 수 있지만, 중·고위험 지역에서는 시험을 치르는 내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폭우·홍수 피해 영향 미칠까
코로나19와 더불어 최근 중국 남부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도 가오카오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한 달 넘게 지속된 폭우로 이미 1938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121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상태다. 재산 피해만 416억 위안(약 7조원) 이상이다.
중국 기상국은 "오는 7~10일 전국의 기상 상태가 매우 복잡하다"며 충칭과 쓰촨·후베이·후난·구이저우·윈난·안후이성 등에 시간당 최대 80㎜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허난성과 산둥성 일부에도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해당 지역 수험생들의 우려가 크다.
중국 교육부는 "가오카오가 실시되는 일부 지역에 폭우와 홍수, 태풍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며 "자연 재해에 대비한 응급 훈련과 사전 대응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