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측은 "처음부터 살인이 목적이 아니라 성욕을 해소하려고 범행을 시작했다가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저항해 살인을 저질렀고, 그 뒤로 성폭행 후 살인이라는 연쇄 살인자로 변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분석한 이춘재는 내성적인 아이였다. 하지만 어릴 때 동생이 물에 빠져 죽은 뒤 가부장적이던 아버지가 더욱 강압적으로 이춘재를 대했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살던 그는 군대를 가면서 바뀌기 시작한다.
기갑부대 복무 중 선두에서 탱크를 몰며 후배들을 이끈 이춘재는 처음으로 성취감을 느꼈고, 억눌렸던 감정이 풀리게 됐다는 것. 1986년 1월 23일 전역을 한 이춘재는 2월 18일 처음으로 성폭행을 저지르고, 그해 9월 15일 성폭행을 시도하던 중 상대가 반항하자 제압하는 과정에서 살인을 하고 만다. 이후 이춘재는 점점 가학적인 성욕을 갖게 됐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춘재도 자신에게 쏟아질 사회적 비난 가능성 때문에 범행 동기를 말할 수 없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찰은 이춘재가 14명의 여성을 살해하고, 34건의 성폭행 또는 강도 범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또한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 검사에서 "피검사자는 피해자의 아픔과 고통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등 사이코패스 성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