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중 무역분쟁과 올해 코로나19 사태, 홍콩보안법 통과 등 잇따른 불안 상황에 '세계의 공장' 중국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정치·경제 불확실성 급증에 '탈중국'을 고민하는 기업들도 급격히 늘고 있다.
'반(反)중국' 경제 동맹을 결성하려는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의 '탈중국' 국가로 인도와 한국, 일본 등의 동맹국을 지목한 가운데 저렴한 노동력과 파격적인 기업 인센티브를 내세워 동남아 국가들도 포스트 차이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산업구조 개편과 경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국가 중 공급망 구축이 수월하고 필요 원자재를 쉽게 조달할 수 있는 베트남과 태국,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거센 삼파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反)중국' 경제 동맹을 결성하려는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의 '탈중국' 국가로 인도와 한국, 일본 등의 동맹국을 지목한 가운데 저렴한 노동력과 파격적인 기업 인센티브를 내세워 동남아 국가들도 포스트 차이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산업구조 개편과 경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국가 중 공급망 구축이 수월하고 필요 원자재를 쉽게 조달할 수 있는 베트남과 태국,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거센 삼파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 청정국' 베트남...'포스트 차이나' 절호의 기회
지난 6월 중순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설문조사에서 글로벌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76%가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내 제조 시설을 일부라도 다른 국가로 옮기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중국 연간 수출액의 30%인 7500억 달러(약 912조원)가 줄어들 수 있는 규모다.
한편 작년 일본무역진흥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일본 기업 17곳 중 42.3%가 공장 이전지로 베트남을 꼽았다. 뒤이어 태국이 20.6%를 얻었고, 상대적으로 영어 구사가 자유로운 필리핀이 18.6%로 3위였다.
베트남의 '포스트 차이나' 야심은 작년 미·중 무역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기업들의 탈중국 행렬이 베트남으로 이어지자 베트남 정부는 적극적으로 감세와 인센티브(유인책)를 제공하고 투자 인프라 개선에도 속도를 냈다. 오는 8월 발효 예정인 유럽연합(EU)·베트남 자유무역협정(EVFTA)과 미·중 무역분쟁 부활 조짐도 베트남에는 호재다.
특히, 중앙정부는 직접 베트남 각지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해 인프라를 개선하고 기업들에 풍부한 용지를 저렴한 부동산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베트남 기획투자부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지난 5월 말까지 총 260개 산업단지를 조성했으며, 75개 산업단지를 추가로 짓고 있다. 베트남의 산업용지 평균 가격은 태국보다 43%, 말레이시아보다 54% 저렴하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업체 CBRE베트남의 따잉펌 연구위원은 "중국에서 생산량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베트남에 유리하다"면서 "베트남으로 이전하려는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수요 급증과 빠른 공장 가동 니즈가 베트남의 공장과 창고 건설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유수의 기술기업들은 생산라인 일부를 베트남으로 옮겨와 생산 체계를 중국과 이원화하고 있다.
애플은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의 생산을 중국과 베트남으로 이원화했으며, 지난 5월 초부터는 에어팟 2세대 생산량의 30%가 중국이 아닌 베트남에서 만들어진다. 아마존은 작년 말부터 전자책 단말기 '킨들'과 스마트 스피커 '에코'의 베트남 현지 생산을 검토 중이며, 세계 1위 휴대폰 모뎀칩 생산기업인 퀄컴은 미·중 무역갈등의 재개 조짐에 지난달 말 중국 생산시설을 베트남으로 옮기기로 했다.
다만, 베트남의 내수시장은 인구와 소비력 측면에서 중국에 뒤처지고 고숙련 노동자가 부족하다. 아울러 중국의 알리바바나 텐센트와 같은 혁신기업이 없어 기술기업과 협업할 산업 클러스터도 없다는 게 약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