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1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60년대에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재협상이) 편지로 할 일이 아니다"며 "상호신뢰 측면에서도 만나서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산 측의 서면 협상 요구에 대한 답변이다. 현산은 지난 9일 아시아나항공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오직 서면으로만 향후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산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민감한 사안인 만큼 서면으로 각자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등 혼선을 최대한 막고 논란의 여지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적시했다.
산은은 대면 협상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포함한 자신의 입장을 최근 현산 측에 전달했으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산은은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경우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인수 포기에 대해서도 준비를 하는 것이 M&A에서 일반적"이라며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지만 아시아나항공 매각에서도 인수 포기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외에 산은 등이 1조2000억원을 지원한 대한항공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최 부행장은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7월 말까지 외부 컨설팅을 거쳐 회사 내부 사업부문에 대한 부분까지 협의하도록 했다"며 "대한항공과의 약정에서 경영권 안정 확약서를 징구했으며, 불필요한 분쟁 중단할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3조6000억원을 지원한 두산중공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산은 측은 이 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최근 면담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두산 측이 자구안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또 두산중공업은 9월 말까지 외부 컨설팅업체의 검증을 통해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키로 했다고 강조했다.
최 부행장은 해외에서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심사에 대해서 "유럽연합(EU)의 데드라인은 9월 말로, 일본과 중국은 연내 완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거래가 무산되면 채권단의 추가 지원 없이 대우조선이 독자적으로 생존하도록 회사 내부 경쟁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