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NC가 ‘타다 베이직’ 서비스 중단을 선언한 지난 3월, 스타트업계는 높은 규제의 장벽을 다시 한 번 체험했다. 전통산업과의 갈등 최전방에서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했던 기업이었기에 파급효과도 컸다. 그로부터 한 달여 뒤, 동승 중개 서비스 ‘반반택시’를 운영하는 코나투스가 3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소식을 알렸다. SK가스와 미국 벤처캐피탈 노던라이트벤처캐피털(NLVC) 등이 투자자로 참여한 계약이었다. 타다가 멈춰선 이후 국내 모빌리티 스타트업에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던 시기라 “의외”라는 반응도 나왔다.
반반택시는 기존 택시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모빌리티 스타트업이다. 혁신의 첫 단추로는 가격을 주목했다. 동승 서비스로 승객 요금을 줄이고, 택시기사에게는 호출료를 기반으로 한 추가 수입의 기회를 제공하는 형태다. 코나투스가 지난해 집계한 결과 반반택시를 이용한 승객은 한 달에 1만~1만5000원을 절감했고, 택시기사는 호출료만 월 4만~5만원씩 더 벌었다. 수입이 많이 증가한 택시는 40만~50만 원까지 늘었다.
코나투스는 반반택시의 동승 서비스로 잘 알려졌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동승 서비스는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코나투스의 핵심 가치는 ‘상생’에 있다. 플랫폼 기업은 전통산업과의 갈등을 불가피하게 동반하지만, 서비스 공급자와 이용자의 매개체 역할을 하면서 모두가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동승 서비스를 통해 가격을 혁신하고, 상생 모델이 돌아간다는 것을 확인했다. 올해부터는 시즌2다. 배차 문제, 악취 문제 등 서비스 품질에 집중해 그동안 준비한 프로젝트를 하나씩 오픈할 예정이다”며 “승객들이 불편해하는 사항들을 수집해 기사님들에게 알려주고, ‘당신 잘못 했어’가 아닌 ‘이렇게 좋은 방안이 있는데 바꾸면 좋을 것 같다’라고 접근하고 있다. 서비스를 개선할 마음이 없는 분들은 어쩔 수 없지만, 기사님들도 잘 하고 싶은데 몰라서 못 하고 있다. 그런 분들을 도와드리는 게 플랫폼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모빌리티 스타트업으로서, 타다가 멈춰 서는 과정을 어떻게 바라봤느냐는 질문에는 조심스럽게 “안타깝다”고 답했다. “청춘스타 한 명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라는 표현으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많은 회원이 있었고, 사랑받던 서비스였다. 현실에서 경험하기 힘든 (모빌리티) 사용 경험을 막대한 투자로 경험시켜줬고, 그 만큼 강렬했다”며 “승객들이 모범택시 비용보다 더 비싼 돈을 내면서도 열광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존 기사들은 ‘왜 그러는 거야?’ ‘우리는 뭘 잘못한거야?’라는 의문을 갖게 하고,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이동에 대한 품질 기준을 다르게 설정하면서 문제제기를 한 서비스였다”라고 평가했다.
코나투스는 창업 3년 만에 시리즈A 투자 유치해 성공했다. 직원은 20여 명을 고용 중이다. 빠르게 성장한 만큼 향후에는 승객과 택시기사 양쪽 모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존의 택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서비스 준비가 덜 돼 있다고 판단해서 그동안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제는 반반택시가 준비한 품질‧가격 혁신을 하나씩 보여주려고 한다. 승객들에게도 우리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며 “기업의 본질은 세상에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코나투스는 택시 문제에 집중해 어떻게 하면 배차를 빠르게 하고, 악취를 덜 나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