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와이파이 공방전] ③ "6000억원 어치 가치있을까" 커지는 논란

2020-06-1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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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3년 내 와이파이 4만개 구축...6000억원 투입"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이용자 증가...통신비 인하 효과 크지 않다는 반론도

정부여당이 통신비 인하를 목표로 추진 중인 무료 공공 와이파이의 확대 정책을 두고 공방이 커진다. 정작 추진하는데 드는 비용에 비해 국민에게 돌아오는 실질적인 체감효과가 크지 않다는 비판이 커지면서다. 일각에서는 공공 와이파이 확충보다 이동통신사의 통신비를 인하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가계 통신비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내놓는다. 

지난 1일 당정은 2022년까지 공공장소 4만1000곳에 공공 와이파이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민주당의 지난 총선 기간 중 내놓은 1호 공약이자,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내놨던 공약이기도 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약 3년 간 투입될 예상비용은 5800억원에 이른다. 비용은 정부와 이동통신사가 반반씩 부담한다.

민주당은 올해 △시내버스 5100대 △학교 5300여개소 △교통시설 2000개 △문화·체육·관광시설 1000개소 △보건·복지시설 3600개소 등 총 1만7000여곳에 공공 와이파이를 구축할 계획이다. 내년 중엔 전국 모든 마을버스에서, 2022년에는 전국 버스 정류장과 터미널, 철도역에서 공공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당정은 공공 와이파이 확대 정책이 국민에게 통신비가 낮아지는 체감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공원이나 보건소, 시장 등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곳곳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할 때 이동통신사의 무선망 대신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비싼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6000억원 가량이 투입될 민주당의 공약에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한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이 이미 많은데다, 그 요금도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추세여서다. 정부여당은 공공 와이파이가 4만1000곳에 설치된 후 가계통신비가 정확히 얼마나 절감되는 효과가 있을지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와이파이 이용량은 매년 줄지만 무선 데이터 이용량은 늘고 있기도 하다. 국내 와이파이 트래픽은 지난해 10월 기준 1만6000TB(테라바이트)에서 올해 2월에는 1만1400TB로 줄었다. 반면 국내 무선망 트래픽은 매년 증가해 올해 1월에는 약 60만8000TB로 역대 최대 수치를 보였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 등에서는 공공 와이파이 확충보다 데이터 요금제 가격을 인하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민생경제연구소와 올바른통신복지연대 등은 지난 1월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은 일단 환영한다"면서도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가 점점 늘어나게 되면 공공 와이파이를 확충하는 것보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을 대폭 인하하도록 하는 것이 가계통신비 절감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지난 1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제1호 공약인 무료 공공 와이파이 전국 확대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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