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미국 시위를 비난하지 않는 차이 총통 비난에 나섰다. 최근 일주일간 차이 총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7개 게시물을 올렸는데, 미국 시위 언급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환구시보는 “많은 누리꾼들이 댓글을 통해 ‘미국 흑인 사망 시위를 지지해야 하는게 아니냐’고 차이 총통에 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그는 지난달 31일에도 타이베이의 한 서점을 방문한 일정 관련 게시물만 올렸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자유 대만이 홍콩의 자유를 지지한다는 내용으로 지난 28일 게재한 차이 총통의 SNS 게시물에 대한 비난도 빼놓지 않았다. 차이 총통이 해당 게시물을 올린 시점은 흑인 사망 사건이 일어난 직후였지만, 그가 ‘미국의 자유’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것이다. 차이 총통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홍콩에서 민주, 자유, 인권이 후퇴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만은 국제 민주 진영의 파트너와 함께 협력해 홍콩과 홍콩인을 계속 지지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중국 언론들이 미국을 향해 십자포화를 날리는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중국 언론은 앞다퉈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를 실시간으로 집중 보도하며 미국 정부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중국중앙방송(CCTV)은 미국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부검 결과를 자세히 전하는 등 장시간을 할애해 이번 사태를 보도했다. 전날 인민일보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피해 벙커로 피신했다는 CNN의 보도를 주요 기사로 전했다.
현지 언론 펑파이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싱크탱크인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원장과 인터뷰를 통해 “인종문제는 미국 사회의 고질병”이라며 “’숨을 쉴 수 없다’는 플로이드의 말은 인종차별로 아픔을 겪고 있는 미국 ‘소수민족’의 대표적인 묘사”라고 비꼬았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사설을 통해 이번 시위로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인종 불평등과 차별, 사회 양극화 등 미국의 오랜 문제가 트럼프 정부 들어 더욱 증폭됐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