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젊은 층이 코로나19 사태로 출렁이는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찌감치 재테크에 관심을 두는 일이야 바람직하지만, 첫 단추를 잘못 꿴 묻지마 투자도 적지 않다. 빚내 투자하거나 곱버스로 불리는 레버리지 인버스 파생상품(가격 하락 2배 추종)으로 한방을 노리기도 한다. 무리한 투자로 빚더미에 앉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먼저 투자원칙을 세우고 차근차근 경험을 쌓으라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주식 사는 2030 투자여력 무시 빚투자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활동계좌 수는 4월 말 기준 약 3125만개로 올해 들어서만 190만개가량 증가했고, 20~30대는 늘어난 계좌 가운데 50% 이상을 차지했다.
주식시장에 뛰어든 젊은 층은 투자여력을 초과하는 빚투자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4월 말 9조434억원으로 한달 남짓 만에 9조원을 돌파했고, 5월 들어서는 10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경기절벽은 이제 시작일지 모른다. 주식시장 2차 추락이 현실화하면 빚내서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에게 만회하기 어려운 손실을 안길 수 있다.
첫 단추를 잘 꿰야 하는 이유다. 전문가마다 한목소리로 조언하는 투자전략은 국내와 해외 유망주식 분산투자다.
◆국내 주식 포스트 코로나ㆍIT 뉴딜 유망
한국형 정보기술(IT) 뉴딜과 비대면(언택트) 종목이 국내 주식시장 주도주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비대면 시대는 산업구조 재편에 불을 댕겼고, 투자심리를 관련종목으로 집중시키고 있다.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며 "빅데이터와 5세대(5G) 이동통신, 클라우드, 가상·증강(VR·AR) 관련종목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했다.
과거에도 정부가 성장을 도운 종목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정부는 금융위기 무렵인 2008년 녹색성장정책을 펼쳤고, 2012년에는 바이오 7대 강국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신한금융투자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당시 관련종목 수익률은 정책을 내놓은 6~12개월 후에도 시장수익률을 웃돌았다. 김다미 연구원은 "반짝 테마주라는 우려도 있지만, 걱정은 이르다"며 "단발성이 아닌 정부발 중대형 프로젝트는 후속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해왔다"고 했다.
가장 큰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은 네이버와 카카오, 삼성SDS다. 클라우드 분야에서는 다우기술과 다우데이타, 효성ITX, 나무기술이 유망주로 제시되고 있다. 게임주인 엔씨소프트와 펄어비스, NHN, 네오위즈, 보안주인 윈스와 엑셈, 한국전자인증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간편결제업체인 NHN한국사이버결제와 KG모빌리언스, 셰틀뱅크, 원격근무·의료업체인 알서포트와 유비케어, 인성정보, 비트컴퓨터도 수혜주다. 전자상거래업체인 더존비즈온과 웹케시, 다나와, 케이아이엔엑스, 5G 관련종목인 케이엠더블유와 에치에프알, 이노와이어리스, 교육주인 메가스터디교육과 청담러닝, 아이스크림에듀도 주목해야 할 종목으로 거론된다.
◆G2 2차 무역전쟁 탈출구는 미국 성장주
해외로 눈을 돌린다면 미국 성장주가 좋아 보인다. 코로나19는 개별 국가에 차이를 두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경기를 하강 국면으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경기 회복기에는 국가별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미국 첨단산업에 먼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정나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이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미국 주식시장은 기업과 투자자 모두 선호하는 시장"이라며 "미국 주식 매수는 달러 자산을 보유하는 효과도 있어 자연스럽게 자산가치를 방어할 수 있다"고 했다. 키움증권은 산업군별로 유일무이한 입지를 다져온 기업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알파벳, 애플을 꼽았다. 이보다는 몸집이 작지만 전 세계적인 표준을 만들어 내고 있는 넷플릭스와 디즈니, 어도비시스템즈, 비자도 성장 기대감이 크다.
2차 무역전쟁을 예고하고 있는 미·중도 큰 변수다. 생산 체인 면에서 중국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종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인텔이나 엔비디아,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램리서치를 이런 종목으로 꼽는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미국만 바라본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는 "미국 S&P500지수 테크주와 헬스케어주, 경기소비재주, 필수소비재 가운데 시총 비중에 비해 이익을 많이 내는 종목에 관심을 두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이라고 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경기 침체기마다 주도주가 바뀌었지만, 이번에는 성장주가 강세일 것"이라며 "미국 정부 재정지출이 그렇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