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bitual Sadness.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다뤘던 영화 '낮은 목소리'의 영어 제목이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일상적인 슬픔'이다. 1945년, 전쟁은 끝났지만 성노예로 끌려갔던 할머니들의 전쟁은 수십년간 끝나지 못했다. 일본 정부는 끝끝내 진정한 사죄를 내놓지 않았고 진실을 알리기 위한 시위는 이어져야만 했다. 전쟁의 광기와 폭력 속에서 고통스러웠던 기억은 거리에서, 스크린에서, 책 속에서 끊임없이 되뇌어졌다. 슬픔은 사라지지 않고 피해자들의 일상을 끈질기게 맴돌았다. 2020년, 여전히 슬픔은 곳곳에 널렸다. 그뿐인가 온갖 의혹으로 정치판까지 끌려나왔다. 진상 규명은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균열의 틈을 타 위안부 피해자를 소득 높은 매춘부로 몰아붙이는 목소리까지 우리는 그냥 두고보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