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7일 저녁에 열린 대구 수요시위에 참석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근처를 지나다 시위가 벌어지는 모습을 보고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주경제가 입수한 영상에는 수요시위가 끝나갈 무렵 파란색 외투를 차려입고 한 남성과 같이 시위에 참여하는 이 할머니의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는 "정의연 30년 투쟁 우리가 지켜내자"는 구호를 주최자가 외칠 무렵 이 할머니가 시위장에 들어섰다.
대구 2·28공원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에 이 할머니가 등장하자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도 크게 놀라는 모습이다. 이 할머니는 참석자들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며 '평화의 소녀상'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은 '조선일보 폐간' '통합당 규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할머니가 등장하자 구호를 외치던 참석자들은 물론 "성 노예제 문제 해결에 대한 악의적인 왜곡, 피해자 명예훼손, 인권침해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던 사회자도 잠시 멈칫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회자는 "지금 이용수 할머니가 오셨다. 모두 인사 함께 드리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이 할머니에게 인사를 건네자 할머니도 양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를 했다.
시위가 끝난 이후 이 할머니는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노란색 나비를 어깨에 붙인 시민들과는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다.
한 시민이 할머니에게 기자회견 이후 소감을 묻자 이 할머니와 동행한 남성은 "말하면 안돼, 말하면 안 돼"라며 할머니의 말을 가로막았다. 다만 이에 대해서 할머니는 "(기자회견에서) 할 말 다 했어요 그 말만 믿으세요 같이 믿으시고 우리 같이 투쟁합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