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별 맞춤 투자를 제공하는 '일임형 랩어카운트'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3월 말 기준으로 계좌와 고객 수는 크게 늘었지만, 평가금액은 7조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고객 수는 171만9803명으로 2월 말보다 8417명 늘어나고 계약 건수는 189만6083건으로 전달 대비 7725건 늘었다.
랩어카운트는 주식,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상품을 한 계좌에 넣어 증권사가 운용하는 상품인데 최근 자산관리(WM) 영역 확대와 맞물려 주요 부문으로 꼽힌다.
초저금리 시대에 맞물려 랩어카운트 상품은 고액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 2월 말 기준 일임형 랩어카운트 잔고는 121조187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권사들도 랩어카운트 규모 확대를 위해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과거 3000만~1억원 수준이던 최소 가입금액은 최근 10만~1000만원대로 대폭 내렸고 2%대에 달하던 투자일임 수수료도 0.5~0.7%대로 낮췄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랩어카운트에 담긴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이 가치 급감으로 평가금액이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동학개미운동으로 개인들의 직접투자가 늘어나면서 당분간 랩어카운트의 인기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2월 평가금액이 121조를 넘기며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로 지난 3월 시장이 최악의 한 달을 보내면서 평가금액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3월 한 달간 7725건의 계약을 했고 올해 들어서만 1만2000건이 늘었지만, 최근 4·5월엔 동학개미운동으로 랩어카운트에 자산을 맡기는 개인 투자자들이 더 적어질 것"이라며 "증시가 많이 회복하긴했지만 변동장에 4,5월 평가잔액 자체도 3월 말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