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박상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모(21)·이모(21)·오모(21)씨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1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태권도 4단인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급소가 집중된 머리와 상체를 집중 가격했고,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방치한 채 아무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다"며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예견할 가능성이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살아가야 할 날이 더 많았던 피해자의 미래를 짓밟았다"며 "피고인들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인다. 이들은 피해자의 사망에 대해 살인죄의 공동정범(공범)으로 책임을 짐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클럽에서 피해자 A씨의 여자친구에게 '함께 놀자'며 접근했다가 A씨와 시비가 붙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피해자 A씨를 클럽 밖으로 데리고 나간 뒤 한 상가로 끌고 가 넘어뜨리고 얼굴을 향해 발길질하는 등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식을 잃은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출혈로 끝내 사망했다.
김씨 등은 당초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됐으나 검찰은 범행에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해 이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변호인들은 우발적 폭행이었을 뿐 살해 의도는 없었기 때문에 살인죄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피고인 중 한 명인 이씨는 최후 진술에서 "살아가면서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사건 이후로 많은 반성을 했다"고 유족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구형에 앞서 A씨의 아버지는 재판부를 향해 "구둣발로 사람의 머리를 축구공 차듯이 가격해서 끝내 숨통을 끊었다. 이게 살인이 아니면 무엇이냐"며 "피고인 세 사람은 더할 것도 덜할 것도 없이 모두 특수살인범"이라고 주장했다.
또 "만일 법이 피고인들의 죄를 살인이 아닌 상해 혐의로 보고, 초범이고 반성한다는 이유로 선처한다면 저들은 분명 피해자인 우리를 우롱하고 조롱할 것"이라며 "법의 지엄함을 보여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달 25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