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G-제로 시대, 가난한 나라의 빈익빈 가속화

2020-05-21 17:57
  • 글자크기 설정

"지도국 없어 국제적 협력 힘들어"…교육·건강·경제 격차 더 커질 것

코로나19로 글로벌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갈등 사이에 국제 협력의 힘이 약화하는 상황은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가가 입는 경제적 피해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컨설팅업체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 그룹 회장은 지난 20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나라도 일치된 행동을 하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다투고 있다"고 우려했다. 브레머 회장은 지구촌의 위기를 공동으로 극복하기 위해 뚜렷한 주도 세력이 없는 이른바 'G제로' 상황은 심각한 문제를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중국이나 세계보건기구(WHO) 비난에 열을 올리고, 유럽연합(EU)이 백신 개발 지원을 위해 연 국제회의에도 불참하는 등 지도자가 없는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위험에 처했다는 주장이다.

브레머 회장은 WHO와 같은 국제기구의 기능 약화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제적 연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저개발 국가의 연쇄 추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20일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전 세계 불평등이 극명하게 드러났으며, 전염병의 확산은 1990년 이후 처음 인간개발지수가 역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킴 슈타이너 UNDP 대표는 팬데믹은 전 세계 인류의 건강, 교육, 소득 등에 모두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향후 선진국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코로나19로 인한 원격 교육의 경우 저개발 국가에서는 80%가 넘는 아동이 교육 배제를 겪고 있지만, 선진국의 경우 아동의 80% 이상이 원격 교육이 가능하다고 UNDP는 지적했다.

국제기구의 경고는 UNDP가 처음은 아니다. 세계은행은 2020년 아프리카의 사하라 이남 지역과 남아시아가 가장 큰 타격을 입으면서 4000만~6000만 사이 인구가 극심한 빈곤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노동기구(ILO) 역시 향후 몇 개월 내 앞으로 노동자들 절반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바이러스로 인해 세계가 치러야 하는 비용이 10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는 이제 유럽과 북미를 지나 아프리카에서 확산이 빨라지고 있다.

아프리카의 경우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일 기준으로 9만 명을 넘어섰다.

세계보건기구(WHO) 아프리카 지역사무소는 이날 신규 확진이 4222명 늘어 전체 감염자가 9만943명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확진자가 1만7200명, 사망자 312명에 달한다. 이집트는 확진자 1만2764명이지만, 사망자 645명으로 훨씬 많았다.

아프리카 내 코로나19 확산은 국제 보건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일 중 하나다. 아프리카 인구 중 약56%가 혼잡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에 살고 있다고 UNDP는 지적한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을 경우 2억 6200만의 사람들이 기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사진=AP·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