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의료계와 정부에 따르면, 원격의료 도입에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서 앞으로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격의료란 의사와 환자가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진료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원격의료를 시행하면 지금처럼 동네의원이나 대학병원에 가지 않아도 화상 등을 이용해 진료를 받고 처방까지 받을 수 있다.
사실상 원격의료는 수십 년 전부터 도입을 두고 논의가 있어왔지만, 현재는 의료법상 의사와 의사, 의료진 간 이용만 가능하다. 앞서 정부는 의료기관 이용에 제한이 있는 일부 도서산간 지역이나 군부대, 노인·장애인 환자 등 의료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했으나, 더 이상 발전하지 못했다.
앞서 정부는 2015년 메르스 당시에는 삼성서울병원 등 일부 병원에 한해 전화진료를 허용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는 전화로 상담‧처방이 가능하도록 해 지난 10일 기준 26만2121건의 전화 상담‧처방이 이뤄졌다.
은평성모병원이 지난 3월 전화진료 환자 906명을 대상으로 한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화 상담‧처방 만족도는 87%로 나타났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공동으로 진행한 데이터 3법 개정 후속 설문조사 결과, 국민의 77.4%가 개인정보를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개인정보 유출이나 무분별한 활용 같은 우려요인이 해소되면 개인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의견은 86.6%였다.
지금까지 원격의료는 의사들의 반대로 인해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이슈가 사그라들었으나, 최근 정부가 원격의료 도입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면서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들이 원격의료의 필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비대면 의료서비스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중점 육성사업으로 꼽았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29일 열린 제1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원격의료 등 비대면 산업 규제 혁파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여전히 원격의료를 반대하고 있어 도입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의료계는 원격의료 시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증가하고, 의료가 영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비대면 진료 시 오진 등과 같은 안전성 우려도 있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