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국가 가축·가금 목록’ 의견과 관련한 의견수렴 마감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야생동물 식용문제를 둘러싼 중국 내 논란이 뜨겁다. 야생동물 보호법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너무 과한 규제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고 7일 중국 제일재경(第一財經)이 보도했다.
지난달 8일 중국 농업농촌부는 국가 가축·가금 목록을 공개하고 이와 관련 한달 간의 의견 수렴 기간을 거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목록에 포함된 동물은 고기나 알, 약재, 모피 생산을 목적으로 사육이 허용된다. 구체적으로 전통 가축·가금류인 소, 돼지, 닭, 오리, 거위, 양 등과 특수종인 사슴, 타조, 여우, 꿩, 너구리 등 모두 31종이 포함됐다.
그런데 여기엔 중국에서 자주 식용하는 개와 고양이 등이 포함되지 않아 주목됐었다. 해당 목록이 ‘반려동물 식용 금지 계획’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농업농촌부는 "반려동물인 개를 가축과 가금류 관리에 포함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며 "인류 문명의 진보와 동물 보호에 대한 대중의 관심에 따라 개는 이미 전통 가축에 반려동물로 '분화(分化)'했으며 국제적으로도 가축·가금류로 간주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제일재경에 따르면 중국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야생동물 양식이 주요 생계수단이다.
물론 13종의 야생동물이 포함된 특수종의 명단을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중국 다수 동물보호단체는 “13종의 특수종은 모두 모피나 가죽 생산 외에 식용도 이뤄지고 있는 야생동물”이라며 “전부 보호동물에 포함시키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쑨취안후이 세계동물보호협회 과학자도 제일재경과 인터뷰에서 “전통적인 목축업에 포함된 동물 외에 다른 야생동물은 전염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야생동물 보호법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수 중국 누리꾼들도 야생동물 보호법 강화와 개·고양이 식용 금지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많은 중국인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블랙스완 도살’ 사건이 찬성 의견에 불을 지폈다.
전날 중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저장(浙江)성 진화시 푸장현 거주민 우(吳)씨는 인근 호수에서 블랙스완 4마리를 포획해 국으로 끓여 먹었다. 블랙스완은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 보호종이다. 푸장현 주민들은 2016년 7월 처음 분양 받아 마을의 상징으로 길러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