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임이슬 기자]
30일까지 중국 31개 성·시·자치구가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를 모두 마무리한 가운데 코로나19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한 서부지역 성장률이 전체 순위 중 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1분기 지역별 경제성장률 순위 중 상위 10개 지역은 시짱(1%), 신장위구르자치구(-0.2%), 후난(-1.9%), 구이저우(-1.9%), 칭하이(-2.1%), 닝샤회족자치구(-2.8%), 쓰촨(-3%), 광시좡족자치구(-3.3%), 간쑤(-3.4%), 장시(-3.8%)다. 후난과 장시를 제외한 8곳이 서부 지역인 셈이다.
중국의 서부지역은 공업·산업보다는 농업이 발달됐다. 코로나19 영향이 적었던 이유다.
천야오(陳耀) 중국지역경제학회 부회장은 “농업 중심의 서부지역은 도시화가 덜 돼 있어 유동인구가 적고 인구밀도가 낮아 전염병 영향을 덜 받았다”며 “지역경제가 더 발달된 곳이 저개발 지역보다 전염병 충격을 크게 받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구이저우, 간쑤, 시짱은 도시화율이 50% 이하인 지역”이라며 “기업 조업 재개 등 경제활동 회복에 있어서도 서부 지역이 받는 압박이 동부 지역보다 덜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동부 지역 경제성장률은 참담했다. 코로나19 발발지로 가장 충격이 컸던 후베이성을 제외하고 성장률이 가장 낮은 곳은 톈진(-9.5%), 헤이룽장(-8.3%), 랴오닝(-7.7%), 광둥(-6.7%), 허난(-6.7%), 상하이(-6.7%), 지린(-6.6%), 베이징(-6.6%), 안후이(-6.5%), 충칭(-6.5%) 순이었다. 하위 10개 지역 중 광둥, 허난, 충칭을 제외한 모든 곳이 동부 지역이었다.
코로나19가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이중으로 충격을 받은 탓이다. 동부 지역 다수가 무역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랴오닝과 대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연해지역 톈진, 광둥 등이 입은 경제적 충격이 특히 큰 이유다.
장젠칭(張建清) 우한대 경제경영대 교수는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연안 지역의 대외무역은 중국 전체의 8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며 “외국인 투자도 동부 연안 지역이 전체의 80%를 차지했는데, 관련 업종과 기업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피해가 큰 지역들은 경제 회복을 위한 부양책을 쏟고 있다. 상하이시 정부의 경우, 최근 소비 촉진을 위한 12가지 관련 정책을 내놨다. 노동절 연휴(5월 1~5일) 기간 시 전체가 참여하는 '5·5 쇼핑데이’와 야간경제 활성화 등이 포함됐다. 5.5 쇼핑데이에는 알리바바 등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와 외국 기업, 면세 업체들이 대거 동참한다. 행사는 일회성이 아닌 2분기 전체를 아우르며 진행된다. 중국 어린이날(6월 1일)과 단오절(6월 25일) 등 연휴가 포함됐다.
베이징, 광둥, 충칭, 장쑤 등 지역은 기업과의 협력으로 가상현실(VR) 기능을 결합한 ‘가상 쇼핑 애플리케이션’을 내놓기도 했다. 신기술을 활용해 소비의 질적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대다수 지역들이 2분기부터 점차 경제를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39.7%의 성장률 낙폭을 기록한 후베이성의 경제 회복인데, 5~6월엔 경제가 전반적으로 정상 궤도로 되돌아올 것으로 분석됐다.
예칭(葉靑) 후베이성 통계국 부국장은 “올해 1분기는 예년과 비교할 수 없는 특수한 시기였다”고 1분기 후베이성의 경제성장률 하락세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2분기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를 유지하겠지만, 한 자릿수 낙폭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충격으로 -6.8%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8년 만에 중국 경제가 처음으로 역성장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