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 홍콩 경제... 신용등급 마카오보다 낮아져

2020-04-2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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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홍콩 신용등급 'AA'→'AA-'로 강등

홍콩시위 장기화에 '코로나19 사태'까지 맞물려

‘동양의 진주’로 불리던 홍콩 경제가 위기에 빠졌다. 지난해 6월부터 장기화된 민주화 시위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 홍콩의 신용등급을 AA-로 강등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피치는 홍콩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한단계 낮추고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피치는 “홍콩은 지난해 사회 불안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로 2차 충격을 받았다”며 “전염병 확산을 막기위한 노력이 효과를 보고 있는 상황이지만, 홍콩이 소규모 경제체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정적인 계산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홍콩이 받은 AA- 등급은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자, AA인 마카오보다도 낮은 등급이다.

사실 홍콩은 지난해 6월부터 이어진 대규모 민주화 요구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경제가 받는 부담이 커졌다. 이에 따라 피치는 같은해 9월 홍콩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하고, 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이는 1995년 이후 24년만에 처음으로 국제 신용평가사가 홍콩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던 것이었다.

당시 피치는 홍콩 신용등급 강등 원인으로 홍콩의 통치체계인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느슨해져 중국과의 차별성이 약해졌다는 점을 꼽았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올해 홍콩 경제는 더 충격에 빠졌다. 최근 경제지표의 악화가 이를 방증한다. 지난 2월 홍콩 소매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227억 홍콩달러(약 3조58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40.3% 하락을 크게 밑도는 것이자, 역대 최악 수치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활동이 크게 줄었고, 소비 대목인 설 연휴 덕을 보지 못한 탓이었다. 3월 소매 판매 지표는 아직 발표 전이지만, 추가 악화가 예상된다. 당국의 강력한 통제 조치가 소비를 더 위축시켰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앞서 홍콩 당국은 코로나19 환자 역유입을 막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 입경을 금지했을 뿐 아니라, 주류 판매 금지 등 강력한 통제 조치를 내렸다.

고용시장이 받은 타격도 심각하다. 소매 판매 둔화가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홍콩 당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업률은 4.2%다. 2010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피치가 올해 홍콩 국내총생산(GDP)상승률을 -5%로 전망한 이유다. 지난해 4분기 홍콩 GDP 상승률은 -2.9%였다. 

홍콩 당국은 피치의 이 같은 평가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SCMP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성명을 통해 "이번 등급 결정은 지역 경제와 금융시장을 뒷받침하는 기초체력이 단단하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사회적 이슈만을 부각시켜 판단한 것"이라며 "홍콩이 중국 본토와 경제, 금융적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신용등급 결정에 부정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근거가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오히려 중국 본토의 강력한 경제성장으로 홍콩 경제는 수혜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 홍콩의 신용등급을 AA-로 강등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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