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2대 항공사 버진오스트레일리아 사실상 파산...세계 항공업계 위기감↑

2020-04-2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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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오스트레일리아, 파산 위기 속 자발적 관리 돌입

관리인 딜로이트, 새 투자자와 인수업체 물색

호주 2대 항공사 버진오스트레일리아가 사실상 파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여행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영국 최대 규모 저비용항공사(LCC) 플라이비 파산에 이어진 소식으로 세계 항공업계의 도미노 파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버진오스트레일리아는 21일 성명을 내고 자발적 관리(voluntary administration)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자발적 관리란 이사회에서 회사가 파산했거나 파산에 근접했다고 판단할 때 외부 관리인을 지명해 회생을 모색하는 절차다. 

버진오스트레일리아의 관리는 딜로이트가 맡았다. 딜로이트는 자본 투입을 위해 새 투자자를 찾거나 채무를 재조정하거나 인수자를 물색할 예정이다.

딜로이트 소속 관리인 4명 가운데 하나인 본 스트로브릿지는 블룸버그에 "우리는 여러 당사자로부터 이 회사의 재무 개선과 미래에 관심을 구하는 단계에 돌입했으며 지금까지 여럿이 관심을 표했다"고 밝혔다.

안 그래도 호주 최대 항공사인 콴타스항공에 밀려 7년째 적자를 내고 있던 버진오스트레일리아는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재무 사정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항공편 대부분이 취소되면서 사실상 수입이 끊긴 상태다. 

버진오스트레일리아는 앞서 호주 정부에 전환사채 조건으로 14억 호주달러 자금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거절을 당했다. 경쟁업체 콴타스항공은 호주 정부가 버진오스트레일리아에 구제금융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 의견을 거들었다.

​이미 버진오스트리아의 1만명 근로자 가운데 80%는 일시 해고에 놓였으며, 회사는 당분간 필수 직원들로 일부 여객·화물편 운항만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버진오스트레일리아의 파산은 영국 최대 LCC였던 플라이비가 세계 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코로나19발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한달여 만에 나온 소식이다. 세계 항공업계는 코로나19로 항공 수요가 말라붙으면서 암흑기로 통하던 9·11 사태 당시보다 더 심각한 침체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 시드니 소재 컨설팅업체인 CAPA 항공센터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항공사가 이미 기술적 파산에 몰리고 있거나 부채 약정을 지키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기업의 공동 대응이 없다면 5월 말경엔 대부분의 항공사가 파산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항공업계 매출 피해가 1130억 달러(약 14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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