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된 후방산업]③ 전기차 배터리 3사, ‘성장세 꺾일라’ 걱정...투자는 GO

2020-04-1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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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업체, 이달 말까지 주요 생산라인 '셧다운'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작년 한해만 7조원 투자

반도체처럼 장기 시설 투자 멈출 수 없어...'포스트 코로나' 대비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코로나19 악재를 만나 휘청이고 있다.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수요가 줄면서 그간 투자한 시설에 대한 우려가 크다. 그럼에도 업계는 '위기가 기회'란 생각으로 꾸준히 투자를 지속해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각오다.

사실 연초만 해도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이차전지) 3사는 올해를 ‘퀀텀 점프(Quantum Jump)’의 원년으로 생각하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이미 지난달 이들 3사의 전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40%를 돌파했다. 올해는 이보다 증가할 점유율을 대비해 지난해만 총 7조원을 투자했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배터리 셀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하지만 올해 들어 코로나발(發) 경기 침체에 따른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 연쇄적으로 배터리 발주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다 국제유가 폭락에 따른 시중 석유제품 판매가가 낮아지고 있는 점도 악재다. 전기차 대신 상대적으로 구매 가격이 싼 휘발유·경유 등 내연기관(엔진)차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이차전지 배터리에 대한 수요 감소 폭 확대로 이어지게 된다.

실제 국내 배터리 3사의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달아 공장 가동 중단(셧다운)에 들어간 점도 미래 수요를 어둡게 한다. BMW, 폴크스바겐, 벤츠, 포드 등 유럽과 미국 완성차 업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길게는 이달 말까지 셧다운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는 올해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이 약 7880만대로 전년 대비 12%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위축될 공산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 위축될 법도 한데 국내 배터리 3사는 그간 계획했던 투자를 멈추지는 않을 계획이다. 반도체처럼 선제적으로 시설투자를 꾸준히 해야만, 코로나19 사태 진정 이후 시장 수요에 맞춰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들 3사는 지난해에만 시설 투자에 7조원 안팎을 지출했다. LG화학은 전지사업에만 3조9000억원의 투자를 했고, 삼성SDI도 1조5896억원을 투입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부터 작년까지 2조2928억원의 시설투자를 했다. 이는 2018년(약 4조원)보다 3조원 가량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LG화학 폴란드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제공]


올해도 이들 3사는 작년 못잖은 대규모 시설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미 올해 3조원의 시설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최근 폴란드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증설 부지를 추가 매입했다. 이를 통해 생산규모 20GWh를 추가, 내년까지 연 120GWh(전기차 240만대 수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도 미국, 유럽 등에 증설 투자를 계속해 배터리 생산규모를 2년 내 현재의 10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만 1조9000억원을 투입했고 헝가리·중국에도 별도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SDI 역시 SK이노베이션과 비슷하거나 다소 상회하는 시설투자로 생산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일시적 셧다운으로 배터리 수요도 줄어들 전망"이라면서도 "이는 일시적인 지연일 뿐 구조적인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라 그간 계획했던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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