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연기를 권고하는 대한의사협회의 권고문(27일)을 읽고 놀랐다. 논리 정연함에다 감성에 호소하는 문장까지, 가히 명문(名文)이라 할 만했다. "··· 빼앗긴 들에도 봄이 찾아오듯 따뜻해진 날씨와 피어나는 꽃봉오리가 우리의 긴장의 끈을 늘어뜨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안심할 때가 아닙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을 맞이하는 나의 설렘과 흥분이 자칫 누군가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의 아픔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엄격한 입국제한을 거듭 촉구하면서, “정부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되 미사여구나 호언장담이 아닌 신중함과 책임감에서 비롯한 신뢰에 기반한 희망”을 주라고도 했다. "지도자와 정부가 산처럼 무겁고 신중하다면 설령 상황이 비관적이더라도 국민은 능히 신뢰를 갖고 견딜 것입니다." A4 3쪽에 거의 모든 게 담겨 있다. 일독을 권한다. <이재호 초빙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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