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4일(현지시간) 3주짜리 전국 봉쇄령을 내리면서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총력 대응을 선포했다.
그러나 앞으로 인도에서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위험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인도 인구 20%가 감염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올 정도다.
◆"지금은 빙산의 일각...앞으로 3억명 넘는 감염자 나올 수도"
중국이나 이탈리아 등 다른 나라에 비하면 확진자나 사망자 수가 적은 편이지만 코로나19 검사와 진단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금까지 인도 내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약 2만건에 그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뉴델리 소재 강가람 병원 흉부외과 과장인 아르빈드 쿠마르는 이번 주 현지 언론 NDTV 인터뷰를 통해 "나는 첫날부터 확진자 통계를 의심했다. 공식 집계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도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달 앞서 미시간대학 연구팀은 "현재 추세라면 5월 중순까지 인도에서 10만~130만명에 이르는 감염자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8만명 넘는 확진자가 나온 중국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미시간대학 브라마 무커지 생물통계학 교수는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도 심각한 보건 위기가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이보다 훨씬 암울한 전망도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공중보건 전문가 라마난 랙스미나라얀은 인도 인구 3억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도가 미국, 영국 등 다른 나라의 감염 추세를 따라갈 경우 전체 인구 가운데 20% 넘는 사람들이 감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
◆21일짜리 전국 봉쇄령 초강수..."집 밖에 나가지 마라"
인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3주짜리 국가 봉쇄령을 내리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13억명 인구의 발이 묶인 셈이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24일 밤 TV 연설을 통해 "오늘 자정부터 21일 동안 전국에 봉쇄령을 발효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며칠 동안은 외출을 머릿속에서 지워라. 오늘 내린 전국 봉쇄령은 여러분의 집 밖에 선을 그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앞으로 21일 동안 잘 대응하지 못하면 21년 뒤로 돌아갈 수 있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인도는 22일 자발적 이동제한 캠페인에 이어 23일 일부 지역 봉쇄, 24일 봉쇄 지역 확대를 거쳐 이번엔 전국 봉쇄령으로 점점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봉쇄 기한도 일주일에서 3주까지 늘었다.
수도 뉴델리와 금융 허브 뭄바이를 비롯해 이미 대부분 지역에서 열차, 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이 끊기고 학교와 종교시설이 문을 닫았다. 비필수 사업장도 전부 휴업에 들어갔다. 삼성, LG전자, 현대차를 비롯해 중국 오포와 비보, 미국 월풀 등 현지에 생산기지를 둔 글로벌 업체들도 공장 가동 중단에 돌입했다.
주민들은 생필품 구매나 병원 방문 등 필수 용무가 아니면 외출이 금지된다. 당국은 봉쇄령을 어기는 이들을 강력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25일부터는 국내선 여객기 운항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화물기는 그대로 운항된다. 국제선 운항과 외국인 입국은 앞서부터 사실상 금지된 상태다.
인도 공공보건재단의 수레시 쿠마르 라티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를 "우리와 바이러스의 생존 전쟁"이라면서 "3주짜리 이동 제한은 인도에 특히 중요하다. 인구 밀도가 높고 대응할 수 있는 자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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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아마다바드에서 경찰과 민방위 대원(왼쪽)이 봉쇄령을 어긴 시민들에게 귀잡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시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