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눈, 네이버쇼핑] ② 포털 메가트래픽이 '쇼핑'으로... 데이터+AI로 차별화

2020-03-2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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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소비자 연결 넘어 AI로 데이터 분석, 상품 추천

‘데이터 커머스’ 쇼핑 모델 고도화

검색 서비스가 주요 사업모델인 포털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두드러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포털의 메가트래픽과 그로부터 축적되는 데이터의 활용이다.

네이버는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1위 포털 기업이다. 중국, 러시아와 같은 사회주의 국가를 제외하고, 글로벌 검색 공룡 ‘구글’의 공세를 막아낸 사실상 유일한 로컬 포털이다. 현재 네이버 모바일 앱의 월간 이용자 수는 3000만명에 달한다.

막대한 이용자 수로부터 나오는 영향력은 네이버쇼핑으로 전이된다. 네이버는 검색 사업으로 쌓은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검색의 30%는 상품 정보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파악했다. 네이버가 쇼핑 사업에 발을 들이기 시작한 계기다.

네이버는 직접 물건을 구매해 판매하는 방법 대신, 판매자들이 자발적으로 제품을 올리고 장사할 수 있는 공간과 기술 도구들을 지원하는 스마트스토어(당시 스토어팜)를 2014년 구축했다. 이후 가격비교, 쇼핑검색과 같은 서비스들을 추가했다. 이용자들은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 네이버에서 제품명과 가격 등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물류와 배송에 관한 부분만 제외한 나머지를 네이버 내에서 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넘어 인공지능(AI)으로 검색 데이터를 분석해 이용자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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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소재 네이버 사옥[사진=네이버 제공]

경기도 성남시 소재 네이버 사옥[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2017년 8월 AI 기반의 상품 추천 서비스인 ‘에이아이템즈’를 처음 도입했다. 당시 네이버쇼핑에 등록된 상품은 5억개에 달했으나 실제 검색으로 노출되는 상품은 6%에 불과했다. 기존 검색 시스템은 일부 인기 있는 제품을 보여주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또한 이용자의 상품 검색 데이터를 분석해 추천해주는 방식이어서, 데이터가 쌓이지 않은 신규 이용자의 경우 상품을 추천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었다.

네이버는 더 다양한 상품들이 노출되는 방안을 고민하다 상품 특성과 이용자의 취향을 매칭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이 경우 인지도가 없는 상품일지라도, 이용자의 구매 이력에 따라 인기상품과 동일하게 추천 대상에 올라갔다. 이는 이용자들의 쇼핑 경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에게도 이 같은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 도구들을 제공, 자신의 스토어에 찾아오는 고객을 분석해 스스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는 향후에도 데이터 커머스로 사업 모델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네이버 측은 “네이버가 검색과 쇼핑을 잘하는 회사인 만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쇼핑 모델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정보 검색 창구 역할을 해야 할 네이버가 쇼핑업계에 발을 들이는 것은 지배력 남용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IT 기업에 비유하면 구글과 아마존이 가진 경쟁력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18년에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가 스마트스토어 입점업체와 아닌 업체들을 검색 과정에서 차별한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특정 상품 검색 시 네이버가 독점적 지배력을 이용해 입점업체들을 검색창 상단에 노출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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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그래픽=김효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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