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먹거리] 30억 부가티 몰고 ‘제주에일’ 한잔···국산 수제맥주 전성시대

2020-03-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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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맥주 대주주인 유튜버 카걸이 2018년 6월 서울 연남동 팝업매장을 방문해 구경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제공]



“국가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제주도에 있는 한 맥주회사에 전 재산을 투자했다.”

구독자 수 22만명을 훌쩍 넘는 유튜버 카걸(CARGIRL)이 말이다. 카걸은 국산 수제맥주 ‘제주맥주’ 대주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그의 유튜브 콘텐츠 중에는 몇 가지 특히 유명한 것들이 있다.

30억원짜리 슈퍼카 파가니 차량을 직접 주문하기 위해 전용기를 타고 이탈리아 본사로 가서 주문 제작하는 과정을 보여주거나, 폭스바겐 그룹 산하 최고급 자동차 제조사인 부가티 프랑스 본사에 찾아가 32억원짜리 부가티 시론을 구입하는 등이다.

이처럼 전 세계를 마음 껏 누비는 카걸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 아닌 국산 수제맥주 ‘제주맥주’다.

제주맥주는 세계적인 크래프트 맥주 회사인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아시아 첫 자매 회사다. 2017년 8월 공식 출범했다. 제주도 제주시 한림읍에 연간 2000만ℓ 규모의 맥즙 생산이 가능한 첨단 설비 양조장을 설립했다.

2018년 6월에는 ‘서울시 제주도 연남동’이란 주제로 팝업 매장을 운영했다. 24일간 무려 5만 5000명이 다녀갔다.

오정현 제주맥주 마케팅 담당자는 “창립 초기부터 제주맥주를 믿고 지지해준 많은 투자자에게 감사하며, 앞으로도 좋은 맥주와 새로운 문화로 한국 맥주 시장을 즐겁게 바꾸겠다”고 말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자···종량세 개편·일본 불매
그간 맥주 시장에서 부진한 성장세를 보였던 국산 수제맥주는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수요가 늘었고, 가격이 낮아졌으며, 공급도 안정적이다. 소비자와 정부, 기업의 노력이 삼위일체를 이룬 결과라고 업계는 평했다.

국산맥주 상승세의 본격적인 시발점은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화이트리스트)에 대한 반발로 불거진 불매 운동(NO JAPAN)이다.

지난해 하반기 일본맥주의 월별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7월 -52.2%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12월에는 -93.8%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국산맥주는 반사이익을 봤다. 특히 국산 수제맥주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40%대의 신장률을 보이다가, 같은 해 7월 159.6%에서 12월 306.8%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해 초부터 시행한 종량세도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에 불을 지핀다.

수제맥주의 경우 대량생산이 어려워 맥주를 제조하는 데 드는 비용이 높다. 원가가 높다 보니 더많은 세금을 내야 했고, 이 때문에 높은 품질의 맥주를 다양하게 개발하고 싶어도 가격 경쟁력에서 다른 맥주에게 밀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종량세 시행으로 주세부담이 낮아져 최대 30%의 세금 인하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국산 수제맥주 업체들은 생산설비를 확대하고 신메뉴를 개발하는 등 소비자 마음 사로잡기에 힘쓰고 있다.

1세대 수제맥주 회사 카브루는 지난해 경기 가평에 양조장 2곳을 증설해 자체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이달 새로운 수제맥주 6종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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