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하자 중국이 전 세계를 향해 위기 극복의 경험을 배우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 후베이성 우한의 신규 확진자 발생 건수는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전문가들은 이달 말이면 확진자가 더이상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선언했다.
신화통신은 지난 10일 테워드로스 사무총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며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가 전염병 극복을 위해 중국의 경험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병례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며 "국제 사회는 중국이 쟁취한 기회의 창을 활용해 바이러스 전파를 조기에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WHO에 2000만 달러를 기부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은 자리에서도 "어떤 국가든 (중국처럼 하면) 전염병 확산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세계 모든 국가에 하고 싶은 말"이라고 발언했다.
WHO는 전날 중국 외 국가·지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3만7371명으로 하루 새 4596명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반해 중국은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기대할 만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전날 신규 확진자는 15명으로 해외에서 역유입된 사례(6명)를 제외하면 9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8명이 우한에서 발생했는데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 1월 초 관련 통계 발표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우한을 제외한 후베이성 지역에서는 7일 연속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국제 사회를 향해 중국의 경험을 배우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이유다.
위건위 고위급 전문가팀에 소속된 리란쥐안(李蘭娟) 중국공정원 원사는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역유입 등의 돌발 변수만 없다면 이달 말께 우한의 확진자는 '0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더 넓은 범위로 퍼질지는 다른 국가들의 방역 역량에 달렸다"며 "세계 각국이 중국처럼 코로나19 사태를 진지하게 대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은 코로나19 진원지라는 오명을 씻고 국제 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인력과 자원 지원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전염병에 대한 정보와 방역 경험을 국제 사회와 공유할 것"이라며 "수요가 있는 국가에는 의료 전문가를 파견하고 의약품 등 방역 물자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제와 백신, 진단 시약 등 과학 기술 분야에서 국제 사회와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