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투자한 미국 스타트업 'Brandless' 실패 요인은?

2020-03-1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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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randless]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미국 스타트업 'Brandless'(브랜드리스)가 올해 초 문을 닫았다. 2017년 창업한 브랜드리스는 구글 벤처,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2억4000만 달러(약 2800억 원)의 투자를 받는 등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설립 1년 만에 기업가치가 5000억원에 달하는 등 '좋은 스타트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브랜드리스. 하지만 지금은 90%의 직원을 해고했고, 웹사이트는 껍데기만 남았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브랜드리스는 이마트 노브랜드, 코스트노 Kirkland 제품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생필품, 가공식품 등 300여개의 친환경 PB제품(자체 제작)을 판매했다. 멤버십 고객들에게는 배송비 할인 혜택도 제공했다.

즉, 가격 거품을 뺀 '3달러 정찰제' 정책이 브랜드리스를 대표한다. 하지만 이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과정에서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브랜드리스의 초기 비전대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이 많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에서 다량의 제품을 더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1인 가구가 아닌 소비층에게는 브랜드리스의 데일리 제품 구매가 부담스러워졌다.

제품 대부분이 소모품이었다는 점도 브랜드리스의 폐업을 앞당겼다. 소모품은 수익 창출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화장지, 건전지, 샴푸, 식용유 펜 등의 소모품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미끼에 불과하다는 걸 아마존, 월마트 같은 대형업체들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들은 브랜드리스로부터 별다른 위협을 느끼지 못했다.

브랜드리스 또 다른 실패 요인으로는 소홀했던 마케팅 및 브랜딩을 꼽을 수 있다. 브랜드리스는 마케팅이나 광고 없이 제품의 본질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처음에는 이런 포부가 통했다. 하지만 입소문은 한계가 있었고, 브랜드리스가 스타트업이라는 사실에 기반해 소비층을 다양화하기 위해선 마케팅과 광고가 필수였다.

하나의 브랜드로서 '낮은가격' 외에 내세울 게 없던 브랜드리스의 경쟁력도 패착이었다. 아마존의 아마존베이직(AmazonBasics), 코스트코의 Kirkland도 기존에 아마존, 코스트코가 가진 브랜드 효과를 본 제품이라는 점에서 브랜드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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