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폭락…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2020-03-1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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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인플레 압박 완화, 경제운용 활력↑,항공·​교통·​물류업 호재

글로벌 리스크 확대, 정유업계 타격도…중국증시 영향은 '제한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국제유가 하락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혼란을 초래한 가운데, 이것이 중국 경제에 어떨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유력일간지 신경보는 10일 유가 폭락이 중국 경제에게 '양날의 검'이라고 진단했다. 

우선 전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으로선 유가가 떨어지면 수입비용을 줄일 수 있는 건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중국이 돼지고기 가격 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박이 가중돼 중국의 통화정책 운용이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 하락이 인플레 압박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중국 경제활력을 살리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취신룽 상하이석유천연가스 거래중심 고급연구책임자는 "중국은 원유와 수입의존도는 70%에 달한다"며 "유가 하락은 중국 경제운영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만큼, 중국에 분명한 호재"라고 진단했다. 

푸위증권 연구팀도 "원유는 경제 '발전엔진'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원료"라며  "유가 하락으로 전체 경제운용 비용이 낮아져 경제 운용 활력을 높일 수있을 것"으로 봤다. 특히 코로나19로 직격탄을 입은 중국 교통운송·물류업종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다만 항공업의 경우 코로나19로 위축된 수요 회복이 전제가 되야한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사태 확산과 국제유가 하락까지 더해져 글로벌 경제 리스크가 확대된 만큼 이것이 중국 경제에 미칠 충격도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저유가 추세가 장기간 이어지면 중국 정유업계도 충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9일 홍콩증시에 상장된 페트로차이나 주가는 9.63% 하락한 2.72홍콩달러로 마감, 2003년 10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노펙도 2.8% 하락한 3.82홍콩달러로 마감, 11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자문회사 샌포드 번스타인(Sanford C. Bernstein)은 국제유가 폭락으로 중국 국영 정유회사들이 잠재적으로 거액의 적자에 직면할 것인만큼 감산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닐 베버리지 샌포드 번스타인 원유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 국영 정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 시노펙이  2014년 유가 폭락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연간 원유 생산량을 약 2~3%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의 원유 생산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50~60달러 남짓인데, 저유가 상태가 계속 이어질 경우 이들 업체 수익이 큰 타격 입을 게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양대 국영 정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와 시노펙(중국석화)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각각 61%, 41% 낮췄다.

국제유가 폭락이 중국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은 직접적으로 크진 않으며 단기적이라는 전문가들 관측도 나온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0일 오전장에서 0.6% 이상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수는 전날에도 3% 하락에 그쳤다. 우리나라와 일본 증시가 4~5%대 폭락을 보인 것과 비교됐다. 반면, 미국 뉴욕증시는 9일(현지시간) 개장 직후 S&P 500 지수가 7%대 폭락하면서 4분 만에 '서킷 브레이커'(일시매매중단조치)가 발동되기도 했다. 

중국 중신증권은 9일 보고서에서 앞서 국제유가가 폭락했던 2014년 6월부터 2016년 1월 사이 미국과 중국간 증시 흐름을 비교하면서 중국 증시가 받는 영향이 더 적다고 진단했다. 매일경제신문도 자체 집계 결과 이 기간 상하이종합지수는 34.25% 상승한 반면, 미국 S&P500 지수 상승 폭은 0.87%에 그쳤다고 전했다. 

리치린 롄쉰증권 수석 경제학자는 국제유가 폭락이라는 요인만 놓고 보면 중국 증시엔 호재가 더 많다며 어찌됐든 중국은 원유소비국인만큼, (비용 하락으로) 정유업계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 순익도 개선되고 소비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유가 폭락 배경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수요 부진 등 불확실성 요소가 자리잡고 있는만큼, 중국 증시가 어느 정도 조정 압력을 받을 순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증시. [사진=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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